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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좋아요' 누른 유시민 영상엔…"펨코 니들은 쓰레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이 담긴 영상에 ‘좋아요’를 눌렀다. “구치소에 가더라도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안 되고 ‘옥중 출마’, ‘옥중 결재’를 해야 한다”는 유 전 이사장의 제언을 짧게 편집한 영상이었다. 국회 체포동의안 통과 이틀 만에 이 대표가 ‘옥중 정치’에 동의한 모양새여서 ‘좋아요’는 화제가 됐다.

지난 22일 노무현시민센터 개관 1주년을 맞아 유튜뷰 채널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에 올라온 '불어온다, 청년의 바람' 영상. 왼쪽부터 노무현재단 황희두 이사, 유시민 전 이사장, 조수진 이사.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 22일 노무현시민센터 개관 1주년을 맞아 유튜뷰 채널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에 올라온 '불어온다, 청년의 바람' 영상. 왼쪽부터 노무현재단 황희두 이사, 유시민 전 이사장, 조수진 이사. 사진 유튜브 캡처

해당 영상 원본은 지난 22일 유튜브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구독자 137만명)에 ‘불어온다, 청년의 바람’이란 제목으로 올라왔다. 노무현시민센터 개관 1주년을 맞아 유 전 이사장, 황희두(프로게이머)·조수진(변호사) 노무현재단 이사 등 3명이 1시간30분가량 진행한 공개 방송을 담은 영상이었다.

정치권에선 주로 이재명 대표의 ‘좋아요’에 관심이 쏠렸지만 실제 원본 영상에선 유 전 이사장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젊은 남성을 비판한 게 주요 내용 중 하나였다. 이 대표가 ‘좋아요’를 눌렀던 장면인 “굳세어라 재명아” 발언과 연결되는 맥락에서 젊은 남성에 대한 비판은 본격화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좋아요'를 누른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 캡처. 해당 영상에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 대표를 향해 ″옥중 출마도 하라″ ″굳세어라 재명아″라고 말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좋아요'를 누른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 캡처. 해당 영상에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 대표를 향해 ″옥중 출마도 하라″ ″굳세어라 재명아″라고 말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유 전 이사장은 검찰의 이 대표 수사를 “(윤석열 정부가) 꼴 보기 싫은 사람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2030 남자애들한테 좀 말하고 싶다. 이 사태에 그대들의 책임이 상당 부분 있다는 것을”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유 전 이사장은 “2030 여성 유권자는 지난 대선 때 충분히 자기 몫을 했다”며 남녀를 가르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자 조수진 이사가 “이대남은 또래 여성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거나 “선배님들은 적금 이율 20% 시대에 집도 사고 차도 샀는데 요즘 젊은 애들은 살기 힘들다”며 말리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지만, 유 전 이사장은 “저도 군대 갔다 온 사람으로서 억울한 면이 있다”며 “저도 쉰여섯에 집 샀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유 전 이사장은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남북 대결 분위기 조성해서 전쟁 분위기 고조시키는 세력, 청년의 기회 보장에 아무런 정책도 내지 않는 세력을 그 불만 때문에 지지했다는 게 이해가 되냐”며 “(이대남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잘 안 되면 사회에 대한 불만을 사회 책임이라고 하면서 문제를 더 심화시키는 쪽을 정치적으로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2018년 12월 21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서울 대학로의 한 강연장에서 특강하는 모습. 이날 유 이사장은 20대 남성이 더불어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유로 ″우리가 군대도 가야 되고 특별히 받은 것도 없는데 자기 또래의 집단에서 보면 여자들이 유리하단 말이에요. 자기들은 축구도 봐야 되는데 여자들은 축구도 안 보고 자기들은 롤(LOL·온라인게임)도 해야 되는데 여자들은 롤도 안 하고 공부하지. 모든 면에서 우리가 불리해″라고 말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2018년 12월 21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서울 대학로의 한 강연장에서 특강하는 모습. 이날 유 이사장은 20대 남성이 더불어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유로 ″우리가 군대도 가야 되고 특별히 받은 것도 없는데 자기 또래의 집단에서 보면 여자들이 유리하단 말이에요. 자기들은 축구도 봐야 되는데 여자들은 축구도 안 보고 자기들은 롤(LOL·온라인게임)도 해야 되는데 여자들은 롤도 안 하고 공부하지. 모든 면에서 우리가 불리해″라고 말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특히 2030 남성이 주로 모이는 대표적 커뮤니티 중 하나인 에펨코리아(펨코)를 콕 집어 “안 놀아주는 게 답”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펨코 같은 데도 민주당 정치인이 가서 대화를 시도해봤는데 안 됐다”며 “쓸데없는 짓을 뭐 하러 하나. 쓰레기통 속에 가서 헤엄치면서 내 인생의 일부를 허비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거 듣고 ‘우리 보고 쓰레기라고?’ (생각 할 텐데) 나는 ‘니들 쓰레기야’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이사장의 이대남 비판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있었다. 2018년 12월 한 강연에서 “자기들(이대남)은 축구도 하고 롤(게임)도 해야 하는데 여자들은 공부하니 이대남이 화를 낸다”고 발언한 게 대표적이다.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펨코)에 지난 23일 올라온 게시글. 사진 에펨코리아 캡처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펨코)에 지난 23일 올라온 게시글. 사진 에펨코리아 캡처

펨코 등 남초 커뮤니티에선 “마음 맞는 사람과만 대화하고 다른 목소리는 들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 쓰레기”라며 유 전 이사장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허구한 날 민주화 운동 어쩌고 하면서 막상 자식 세대 남자들한테는 폭군처럼 행동하니깐 다 질려버리는 것”이라거나 “청년에 지지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반대되는 성향의 청년을 쓰레기라 부르는 작금의 유시민을 봤다면 뭐라고 했을까”와 같은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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