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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루이즈 루의 마켓 나우

중국 경제, 한 달 괜찮다고 ‘봄’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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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루이즈 루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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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중국 경제의 출발은 부진했다. 많은 투자자가 거시 경제 지표를 보고 낙심했다. 8월 이후에는 중국 경제 활동이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비스 부문 소매 판매가 치솟았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 제품·용역에 대한 수요가 ‘덜 약하게’ 보이는 가운데 중국의 산업 생산은 시장의 예상을 능가했다. 또한 8월 중국 인민은행(PBOC)의 예상치 못한 금리 인하도 신용 수요 개선에 한몫했다. 9월의 고빈도 지표들(high-frequency indicators)은 3분기의 나머지 기간에도 긍정적인 경제 활동 모멘텀이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 부양책의 효과가 아직 완전히 나타나지 않았지만, 3분기 중국 경제는 성장률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정부의 연간 성장 목표인 약 5%도 여전히 가능하다고 기대할 수 있다.

과연 중국 경제가 ‘바닥’을 쳤을까. 우리 의견은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치긴 했지만 여전히 장기 침체 속이라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정부의 부양책으로 인한 경기 반등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현장 분위기도 여전히 취약해 보인다.

마켓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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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데이터는 개선됐지만, 금융 및 시장 데이터는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CSI-300 지수’에 속하는 중국의 대형주들은 수년래 최저 수준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외국 투자자들은 2016년 기록이 시작된 이후 최장 기간 중국 주식의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했지만, 위안화는 미국과 중국의 금리 격차가 더욱 확대됨에 따라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약한 투자심리와 강한 거시경제 데이터 사이의 차이는 단기 자극 재정 정책으로 인한 경기 반등이 일시적이며 경기가 구조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한다. 즉, 투자자들은 정책결정자들의 경제 지원이 지속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 하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더 많은 조처를 할까. 역사적인 경기 부양 사이클을 고려할 때, 중국 당국은 경제 부양을 위한 많은 정책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예컨대 대규모 자금 조달이나 민간 기업에 대한 큰 폭의 규제 완화가 그런 예들이다. 중국 정부가 구사할 수 있는 이러한 정책 대안을 생각한다면 중국 경제의 ‘경착륙’ 시나리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적당히 만족스러운 8월 데이터를 근거로 중국 당국이 그동안의 경제 대책이 충분했다고 자평할 가능성이다. 민간 부문의 신뢰감이 여전히 취약한 이 시점에 당국이 경기 부양책을 철회해 회복을 방해한다면 이야말로 큰 리스크가 될 것이다.

루이즈 루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