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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첫 미국 상원 입성 이뤄질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한국계 앤디 김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왼쪽 사진)이 23일(현지시간) 같은 당인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오른쪽)이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자 상원의원 도전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한국계 앤디 김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왼쪽 사진)이 23일(현지시간) 같은 당인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오른쪽)이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자 상원의원 도전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미국 뉴저지주 한국계 3선 하원의원인 앤디 김(민주당)이 23일(현지시간) 상원의원 도전을 선언했다. 전날 상원 외교위원장인 같은 당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됐는데도 의원직 유지 의사를 밝히자, 당내 대항마로 나선 것이다.

CNN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메넨데스 의원이 당내 비판에도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고 말하며 의원직 사퇴를 거부했다”며 “그에 대항해 출마를 해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며 상원의원 도전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뉴저지 상원의원 선거에서 패하거나 국가의 청렴성을 훼손하는 상황이 와선 안 된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회복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내년 민주당 예비선거를 거쳐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면 한국계 미국인으론 첫 미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 뉴저지 남부에서 자란 김 의원은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중동 안보 전문가다. 지난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 국무부에 입성했고, 2011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의 전략 참모로 일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지내며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IS) 대응에 힘을 보탰다. 김 의원은 공화당이 강세인 뉴저지 중남부 지역구에서 지난해까지 연거푸 3선에 성공했다.

한편 민주당 중진인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22일 지역구 사업가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맨해튼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무기 거래에 관한 민감한 연방정부의 정보를 넘기고 이집트 정부를 비밀리에 지원한 혐의도 포함됐다. 뇌물수수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부인 내딘도 함께 기소됐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메넨데스 의원은 2018년 당시 교제하던 내딘의 소개로 알게 된 이집트계 기업인에게 이집트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관련 비공개 정보와 카이로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의 규모와 신상 등 민감한 정보를 넘기고, 그 대가로 금괴와 현금을 받았다. 이집트 정부 관리가 미 상원에 군사 지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대필하기도 했다.

검찰은 메넨데스 의원 부부가 지역구인 뉴저지의 기업인들로부터 현금 48만 달러(약 6억4200만원), 금괴 10만 달러(약 1억3400만원), 6만 달러(약 8000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 등 뇌물을 받은 사실도 지난해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인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2015년에도 100만 달러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으나 2018년 배심원단의 불일치 평결로 혐의에서 벗어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메넨데스 의원이 형사 기소 혐의를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뇌물 수수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기소 직후 외교위원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의원직 사퇴는 거부하고, 법정에서 무죄를 다투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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