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 ‘수도권 위기론’을 설파해 온 안철수 의원이 합류한다.
국민의힘은 25일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선대위 발족식 겸 대책회의를 연다. 이날 행사엔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뿐 아니라 선대위 직책을 맡은 인사도 모두 참석한다. 김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김진선 전 강서병 당협위원장과 김용성 전 서울시의원, 강서을 당협위원장인 김성태 전 의원과 강서갑 당협위원장인 구상찬 전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다. 충청 출신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정우택(충북 청주 상당, 5선) 국회부의장과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5선)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인물은 선대위 상임고문 직책을 맡아 합류하는 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갑, 3선) 의원이다. 3·8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대표에 밀려 낙선한 뒤 별다른 당내 직책이 없던 그가 당 안팎에서 모두 “불리한 선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이번 선거에 나섰기 때문이다.
애초 ‘무공천 원칙’을 내세웠다가 김태우 후보가 사면·복권된 뒤 공천으로 방향을 튼 국민의힘 지도부 입장에서 이번 선거는 내년 4·10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관문과 같은 선거다. 승리한다면 김기현 대표 체제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지만 대패한다면 큰 변동도 가능하다.
총선 수도권 판세의 미리보기로 여겨지는 선거인 만큼 김기현 대표 주변에선 “당내 수도권 중진 의원을 선거에 투입해야 한다”는 건의가 많았다고 한다. 거명된 인사 중 핵심은 단연 안철수 의원이었다. 김 대표와 당권 경쟁을 할 때부터 자신이 수도권 3선 의원임을 내세워 ‘수도권 대표론’을 주장했고, 최근에는 ‘수도권 위기론’을 강조하며 지도부와 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런 안 의원의 선거 지원을 받기 위해 이철규 사무총장을 통해 의사를 타진했고, 안 의원도 수락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판세가 불리한 선거에 당내 비주류로 평가받는 안 의원이 선대위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 안 의원 측 인사는 “안 의원은 그동안 수도권 위기론을 강조하며 수도권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며 “당이 어려울 때 나서서 희생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지도부의 제안을 받아들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선거가 17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안 의원은 강서구 현장을 돌며 지원 유세에 나설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도권 위기론에 불을 붙인 게 안 의원 아니냐”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안 의원의 당내 입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흐름은 야권에 유리한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뉴스피릿 의뢰로 지난 18~19일 만 18세 이상 강서구 유권자 8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22일 발표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4.6%,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37.0%를 각각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7.6%포인트로 오차범위(±3.5%포인트) 밖이었다. 뒤이어 권수정 정의당 후보(4.4%), 권혜인 진보당 후보(2.7%), 이명호 우리공화당 후보(1.7%), 김영숙 민생당 후보(1.5%), 고영일 자유통일당 후보(1.0%), 김유리 녹색당 후보(0.8%) 등의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