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보수 텃밭’ 찾은 김기현…“李, 법원 판단 기다리는 게 피의자 도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2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수산법인대표 간담회를 마친 뒤 판매용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을 측정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2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수산법인대표 간담회를 마친 뒤 판매용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을 측정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바로 다음 날인 22일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해 핵심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 대표 체포안 가결을 성과로 내세우면서 이를 고리로 ‘보수 대통합’을 시도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1시간 동안 시장 곳곳을 돌며 시민과 상인을 두루 만났다. 이후 그는 취재진을 만나 “대구시민이 가진 국민의힘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대구시민이 ‘보수의 심장’으로서 느껴온 자부심을 충족시켜드리기 위해 국회를 정상화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검사독재 정권’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 관련 의혹의) 진실이 무엇인지는 법원이 명확하게 판단할 것이다. 그걸 기다리는 것이 영장을 청구받은 피의자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서문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선거일 전날인 지난해 3월 8일 방문해 “대구는 제게 정치적 고향”이라고 연설했을만큼 여권에는 상징적인 곳이다. 윤 대통령 내외는 지난 4월 서문시장 건립 10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가 서문시장을 찾은 것은 핵심지지층에게 ‘거대야당이 168석 의석수로 체포안을 부결시킬 수 있었는데도, 여당의 전략으로 가결시켰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대구 지역 경제인·수산업자·학자 등을 두루 만나 체포안 가결의 성과를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2일 오전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구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2일 오전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구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뉴스1

김 대표의 이런 행보는 “내년 4·10총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층부터 확실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체포안 가결로 이 대표의 사법 처리를 바라는 보수 유권자의 지지를 확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영남권 의원은 “국민의힘 핵심 지역인 대구·경북(TK)의 여당 지지율이 과거 보수 정권 시절보다는 다소 낮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끌어올릴 여지가 크다고 김 대표가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TK지역 지지율은 40%로 박근혜 정부 2년 차인 2013년 9월 3주차 당시 새누리당 TK지지율(54%)에 못 미친다. 지역별 지지율은 응답자가 적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TK보수층이 아직은 덜 결집해 있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나아가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를 위한 사전 작업도 한창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김현준 전 국세청장과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등 문재인 정부 인사와 개그맨 김영민 씨를 입당시키며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차후 영입인재를 순차적으로 발표하며 외연확장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연말까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인재를 입당시키며 총선 준비를 차분히 해 나갈 것”이라며 “나아가 안정적인 여당 면모를 통해 ‘야권 심판론’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