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백, 기회를 놓치다

〈결승 1국〉 ○ 최정 9단 ● 신진서 9단

장면 7

장면⑦=흑1 끊으면 백도 2로 끊고 흑은 3으로 뻗는다. 백△로 건너 붙일 때 약속된 필연의 수순이다. 백4는 최정이 준비해둔 강렬한 맥점. 흑이 5로 뚫었지만 8로 막을 수 있다. 전투는 힘의 경연장이다. 누구 힘이 더 강한가.

신진서는 이 장면에서 9로 한 칸 뛰었다. A로 받으라는 주문이다. 한데 백에겐 몹시 달콤한 과일이 하나 있으니 바로 B로 막아 석 점을 잡아버리는 것이다. 어느 쪽인가. 이때가 이 판의 중대한 기로였다.

AI의 선택

◆AI의 선택=AI는 백1로 잡고 버티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흑2로 오겠지만 3으로 끊고 싸운다. 수상전은 필연이다. 11이 맥점이지만 이 싸움은 5대5. 참으로 어렵고 겁나는 싸움이라서 AI조차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다. AI는 석 점을 놔주면 크게 불리하니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실전진행

◆실전진행=실전에서 최정 9단은 백1로 받았고 흑 석 점은 살아났다. 중대한 판단미스였고 애석한 순간이었다. 9까지 백도 목숨은 살았지만 그 모습이 조금 비참하다. 선수를 잡은 흑이 우변을 달아나자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 흑 승률 85%, 6집 우세.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