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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 10년 만에 100만 관객 마음 훔쳤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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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뮤지컬 레베카 공연 사진. 댄버스 부인을 연기한 배우 신영숙의 열연이 돋보인다.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레베카 공연 사진. 댄버스 부인을 연기한 배우 신영숙의 열연이 돋보인다.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레베카’는 불의의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은 영국 귀족 ‘막심 드 윈터’가 우연히 ‘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성미가 고약한 중년 부인의 말동무가 돼 주는 대가로 돈을 받으며 근근이 살아온 ‘나’는 드 윈터의 청혼을 받아 하루아침에 맨덜리 저택의 안주인이 되지만 스산한 저택은 죽은 레베카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영국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가 1938년 발표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거장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이 1940년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고,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가 2006년 뮤지컬 레베카를 만들었다.

한 번만 들어도 강렬히 기억되는 대표 넘버 ‘레베카’는 여러 번 변주된다. 특히 발코니 무대가 회전하며 관객석으로 빠르게 미끄러지는 가운데, 레베카의 오랜 벗이자 저택의 집사인 댄버스 부인이 절규하듯 레베카를 노래하는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10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댄버스 부인을 연기한 배우 신영숙은 광기로 가득 찬 눈빛과 폭발적인 성량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2013년 국내 관객에게 처음 선보인 ‘레베카’는 10주년을 맞은 이번 시즌 누적 100만 관객을 달성했다. 뮤지컬의 100만 관객은 영화의 1000만 관객과 비슷한 의미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작품이 아닌 독일어 뮤지컬이 국내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베카 이전에 ‘명성황후’ ‘캣츠’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드 하이드’ ‘노트르담 드 파리’ ‘시카고’ ‘아이다’ ‘영웅’ 등 9편의 뮤지컬이 밀리언셀러로 자리 잡았다.

뮤지컬 레베카는 논레플리카 방식으로 제작됐다. 안무·의상·무대·소품 등을 모두 원작 그대로 가져오는 레플리카 방식과 달리, 논레플리카 방식은 음악과 대본만 원본을 따른다. 무대·조명·음향·의상을 비롯한 연출은 한국 뮤지컬 팬들의 취향에 맞게 바꿨다는 의미다. 국내 초연 당시 극작가 미하엘 쿤체는 “무대와 배우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라며 “세계적인 실력을 지닌 한국 제작진의 노력이 완벽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에선 막심 드 윈터 역에 류정한, 민영기, 에녹, 테이, 댄버스 부인 역에 신영숙, 옥주현, 리사, 장은아, ‘나’ 역에 김보경, 이지혜, 이지수, 웬디 등이 나온다. 21일 기준 인터파크 평점은 9.8점이다. 11월 19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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