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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수출 10%↑, 12개월만 '플러스' 갈까…원유 수입도 뛰었다

중앙일보

입력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1~20일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2개월 만에 '수출 플러스(+)'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추석 연휴와 같은 변수가 남아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유 수입도 늘면서 무역수지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6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9.8% 증가했다. 수입액은 364억 달러로 같은 기간 1.5% 감소했다. 20일간 무역적자는 4억9000만 달러 쌓였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42억7000만 달러(약 32조6000억원)로 늘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꼽히는 수출은 지난해 10월(-5.8%)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월말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역성장 터널'에 갇힌 수출이 이달부터 반등할 확률이 커졌다. 정부는 10월(4분기) 이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될 거라고 전망했지만, 그 시점이 빨라질 수 있는 셈이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품목별로는 승용차(49.1%)·선박(73.9%) 등의 수출이 1년 전보다 크게 늘면서 호조세를 보였다. 미국(30.5%)과 유럽연합(EU·32.7%), 베트남(14.3%), 일본(12.2%) 등 주요 국가로의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 폭을 기록한 것도 긍정적 신호다. 1위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고,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액도 같은 기간 9% 줄었다. 그러나 지난달(반도체 -21.2%, 중국 -20%)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뚜렷하게 둔화했다.

다만 장밋빛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조업일수(지난해 13일, 올해 15.5일)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7.9% 감소했다. 지난해는 9월 초·중순에 추석 연휴가 끼어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오는 28일부터 6일간 길게 이어질 추석 연휴에 앞서 각 기업이 수출 물량을 미리 내보내면서 이달 중순까지의 실적이 개선됐을 수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중간재 비중이 큰 베트남 등으로의 수출이 늘어난 건 글로벌 경기 회복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반도체 업황도 바닥을 찍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며 "이달 말까지 가면 추석 연휴에 따른 휴무 등으로 수출 지표가 마이너스(-)로 바뀔 가능성이 더 크지만,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는 4분기엔 확실히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수출이 늘어난 동시에 수입 감소세가 크게 줄면서 무역수지는 소폭이지만 적자를 찍었다. 지난달 -22.8%였던 전체 수입 감소율이 한 달도 안 돼 확 달라진 데엔 '원유 리스크'가 크게 작용했다. 20일간 원유 수입액은 54억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 증가했다. 올 1월부터 꾸준히 이어졌던 '마이너스'(-) 행진이 멈추는 모양새다. 지난달 원유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40.3%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반등이다.

이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훌쩍 넘기면서 고공 행진하는 탓에 원유 수입 단가도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감산에 따른 공급 부족 등으로 1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유(WTI)·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무역흑자를 찍었지만, 원유 수입이 빠르게 늘어나면 향후 무역수지도 불안해진다. 원유는 전체 수입액의 12.3%(지난달 기준)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 품목이라서다. 장상식 실장은 "앞으로 원유가 수입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원유 수입액이 올 연말까지 20억~30억 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만큼 무역수지엔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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