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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체포, 민주당 28명 찬성 땐 통과…"어떤 매를 맞든 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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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의 표결 결과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가결 표를 던지겠다”고 현재 공개 선언한 민주당 의원은 없다. 하지만 지난 2월 이 대표의 1차 체포동의안 표결 때도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가 나왔었다. 당시 가결표는 139표였는데, 이는 당초 찬성을 예고한 국민의힘(114명), 정의당(6명), 시대전환(1명·조정훈), 한국의희망(1명·양향자)을 모두 합친 숫자(122명)보다 17표 많았다. 무효·기권표도 20명이나 됐다. 결과적으로 범(汎)민주당에서 최소 37명이 '부결 대열'에서 이탈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이 때문에 표결 전날인 20일엔 민주당 의원들이 곳곳에서 전화를 주고받으며 표 계산에 몰두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표 계산을 해보니 당내 가결이 최소 25명, 많이 잡으면 34명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은 “23명은 확실한 가결이고, 열댓 명 정도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 표결은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 출석 의원의 과반 찬성 여부로 가부(可否)를 정한다. 지난 18일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비례의원직을 허숙정 전 육군 중위가 이어받으면서 20일 현재 재적 의원은 298명이다. 다만 병상에 있는 이 대표, 수감 중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 해외 순방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제외하면 최대 참석 의원은 295명이며, 295명 전원이 출석한다면 가결 정족수는 148표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현재 국민의힘 의석은 지난 2월보다 3석 줄어든 111석이다. 이 중 박진 장관을 제외하고 정의당(6명)과 한국의희망(1명)·시대전환(1명), 그리고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의원(하영제·황보승희)까지 합치면 120표다. 민주당에서 28명만 찬성표를 던지면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민주당 의원들의 표심은 막판까지 오리무중이다. 이 대표가 장시간 단식 투쟁을 벌이면서, 당초 가결을 결심했던 의원 중 일부가 부결로 바꾸었다고 한다. 반대로 2월엔 부결에 투표했다가 이번엔 가결 투표로 마음을 바꾼 의원도 있다. 예컨대 설훈 의원은 지난 2월 의총에서 “부결하고 나면 대표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이다. 이번에는 모두가 이견 없이 확실히 부결시키자”고 말했지만, 최근 열린 의총에선 “이 대표가 당당해지려면 당론으로 가결하라”고 요구했다.

가결이든 부결이든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민주당은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결될 경우 ‘수박색출’ 여론이 들끓는 등 친명-비명간 충돌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반대로 부결되면 이재명 체제는 유지되지만 ‘방탄 단식’이라는 오명 속에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된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어쨌든 민주당으로서는 큰 혼란”이라며 “어떤 매를 맞을 거냐에 대한 고민을 의원들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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