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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방사능 검사 QR 공개, 노량진수산시장 손님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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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노량진 수산시장 판매장에 걸려있는 QR코드. QR코드를 찍으면 방사능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장서윤 기자

노량진 수산시장 판매장에 걸려있는 QR코드. QR코드를 찍으면 방사능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장서윤 기자

19일 오전 10시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6층 식품안전센터. 위생 가운을 입은 수협 직원들이 회칼을 들었다. 이날 들어온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를 위해서다. “난생처음 회칼을 잡아봤다”는 이들은 회계·전산 업무 등을 담당하던 일반 직원들이다. 이날 수협 직원들이 벌인 정밀검사도 생선 위에 휴대용 계측기를 갖다 대는 ‘간이검사’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방류 이튿날부터 시작했다. 매일 오전 활어·선어·패류 등 28종의 수산물 시료를 무작위로 가져와 세슘·요오드 등 방사능 물질 검출 여부를 검사한다. 어류는 포를 떠서 속살만 믹서기로 잘게 간 뒤, 구리·납으로 완전히 차폐된 원통 측정기에 넣는다. 작업은 12시간(전처리 5시간·정밀검사 7시간) 동안 이어진다.

수산시장 입구엔 ‘근거 없는 원전 오염수 괴담, 듣지도 말고 믿지도 맙시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가게마다 “우리 수산물 안전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QR코드도 붙었다. 스캔하면 방사능 검사 결과를 볼 수 있다. 상인 양모(53)씨는 “손님이 올 때마다 QR코드를 보여주며 안전하다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수산시장 내 온누리 상품권 환급 부스. 손님 100여명이 줄을 서 있다. 장서윤 기자

수산시장 내 온누리 상품권 환급 부스. 손님 100여명이 줄을 서 있다. 장서윤 기자

오염수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5만원어치 전어회를 사간 유모(70)씨는 “나중에 오염수가 한국까지 도달하면 조심하려고 한다”고 했다. 반면 권모(65)씨는 “과학적으로 안전이 증명됐으니 계속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수협은 노량진 수산시장의 손님이 늘었다고 분석한다. 수협 노량진수산에 따르면 지난 16일 노량진수산시장 방문 차량은 8281대로, 방류 직전인 지난달 19일(같은 토요일 기준)에 비해 32% 늘었다. 지난해(9월 17일)보다도 13% 높은 수치다. 해양수산부가 노량진 수산시장 소매점 24곳과 식당 5곳의 매출을 자체 분석했는데, 지난 4~10일 그 전주보다 매출이 소매점 13%, 식당 3%씩 늘었다.

정부가 수산물 소비 장려를 위해 내놓은 ‘온누리 상품권 환급 행사’ 영향이 컸다는 평가도 나온다. 평일인 18일 오후 2시쯤 손님이 100명가량이 상품권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2만5000원 이상 구매 시 1만원, 5만원 이상 구매 시 2만원 상품권을 준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상인 이모(60)씨는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 수산물을 사러 오는 손님 덕분에 대목을 탔을 뿐 (오염수) 타격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인 박모씨는 “상품권 환급 행사가 끝나는 12월에는 다시 손님이 끊길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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