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열차서 화장하는 건 미개해" 中에티켓 영상에 여성들 분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7월 중국국가철로그룹(China Railway)이 객실 내 화장이 예절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영상을 게재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틱톡 캡처

지난 7월 중국국가철로그룹(China Railway)이 객실 내 화장이 예절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영상을 게재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틱톡 캡처

중국 국영 철도회사가 여성들에게 기차 객실 내 화장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 제작한 홍보 영상이 성차별 논란 등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이 전했다.

해당 영상은 중국국가철로그룹(China Railway)에서 지난 7월 더우인(抖音·Douyin·중국판 틱톡) 공식 계정에 올린 것으로, 승객들에게 객실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다른 사람의 자리에 앉고 너무 큰 소리로 대화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는 다수의 영상 중 하나다.

논란은 이 영상이 열차 내에서 화장하는 것을 ‘미개한 행동’(uncivilized behavior)으로 규정하면서 촉발됐다. 영상에서 한 여성 승객이 좌석에 앉아 화장품을 바르는 과정에서 옆자리 남자 승객에게 화장품 액체와 가루 등을 떨어뜨린다. 곧 얼굴에 화장품 가루를 묻힌 남성이 “예쁜 아가씨, 나는 화장이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고, 여성은 “미안하다”며 이를 닦아 준다.

1분 남짓한 영상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국 여성들로부터 많은 반발을 부르고 있다. 공식 계정에선 해당 영상이 삭제됐지만, 각종 소셜미디어(SNS)로 옮겨졌다. 지난 16일 기준 중국 SNS 웨이보 등에서 3억 4000만 건의 조회 수, 2만 건의 댓글을 기록했다.

중국 시민들은 해당 영상에 대해 “왜 객실 내 예절을 설명하기 위해 성별에 초점을 맞춘 영상을 만들어야 했나”고 지적했다. 다른 사람은 “다음 조치는 여성이 기차에 탑승하는 것을 완전히 금지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CNN은 “영상에 대한 중국 여성들의 분노는 여전히 사회 고위층 중 많은 수가 남성인 중국 사회 환경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국가철로그룹은 중국 관영 언론 매체에 “다른 승객에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열차 내 화장은 금지되지 않는다”며 “여성을 모욕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