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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도 '스위프트 대박패턴'...실황영화 '예매만 10억' 벌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이유의 첫 공연 실황 영화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가 아이유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13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사진 CJ CGV

아이유의 첫 공연 실황 영화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가 아이유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13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사진 CJ CGV

극장가에서 인기 가수들의 콘서트 실황 영화가 주목받고 있다.
가수 아이유의 콘서트 실황 영화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이하 '더 골든 아워')’가 개봉(13일) 전 예매로만 1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아이유의 콘서트 실황 영화가 개봉하는 건 처음이다.
멀티플렉스가 4D‧스크린X 등 스크린‧사운드 특화관에 걸맞는 콘텐트로 선보이기 시작한 공연 실황 영화가 새로운 흥행 사례를 낳고 있는 것이다.

평균 2만3000원대, 티켓값 비싼데도 불티

실황 영화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가 개봉 당일 실시간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사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실황 영화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가 개봉 당일 실시간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사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더 골든 아워’는 개봉 당일 오후 기준 실시간 예매율 21%로 사전 예매 매출 9억7204만원을 기록하며 예매순위 1위에 올랐다. 멀티플렉스 체인 CGV 전국 78개 스크린에서 예매 오픈해, 4만1000여명이 예매에 뛰어든 결과다. 객단가(매출액을 관객수로 나눈 평균 티켓값)도 2만3000원가량으로, 예매 2위 ‘잠’(6일 개봉)의 9800원의 두 배가 넘는다. ‘더 골든 아워’ 예매 관객이 일반상영보다 비싼 특별상영에 몰려서다.
개봉 첫날 ‘더 골든 아워’는 9191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4위로 데뷔했다. 공연 시간이 3시간에 육박해 상영 회차가 하루 5회 이내로 경쟁작들의 절반 정도인데다, 상영관 수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걸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개봉 2일차 관객 수 집계론 흥행 8위로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티켓값 덕에 박스오피스 매출액 점유율은 9.6%로 3위 '오펜하이머'(8%)보다 높았다.

‘더 골든 아워’는 지난해 9월 17~18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한 동명 콘서트 실황을 담았다. 당시 아이유는 가수들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한국 여자 가수 최초로 단독 콘서트를 열어 이틀간 9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런 검증된 흥행력 덕에, ‘더 골든 아워’는 국내 공연 실황 영화 최초로 통상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는 아이맥스(IMAX) 포맷까지 차지하게 됐다. 아이맥스 관람료가 2만4000원, 응원봉을 들고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어롱’ 상영은 2만7000원 등 일반상영관보다 관람료가 2배 가까이 비싼데도 팬들은 다 같이 즐기고, 굿즈 특전도 받는 특별상영에 더 몰렸다.

9월 아이유 팬콘서트 매진…극장서 대리만족

아이유가 오는 23~2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여는 데뷔 15주년 기념 팬 콘서트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된 것도 영화 예매 열기를 달궜다. 아이유 공식 온라인 팬카페엔 개봉이 알려진 지난달부터 한달여간 이 영화 관련 글이 500개 넘게 올라왔다. 지난해 콘서트를 놓쳤던 팬, 당시 감동을 다시 느끼려는 팬이 많았다. ‘더 골든 아워’는 아이유의 해외팬을 겨냥해 오는 28일 미국‧일본‧독일‧영국‧호주‧멕시코 등 38개국으로 개봉을 확대한다.
앞서 올 2월 ‘방탄소년단(BTS): 옛 투 컴 인 시네마’가 9만 관객을 동원한 것을 시작으로 콜드플레이(4월), 영탁(6월), 강다니엘(8월), 서태지(9월 6일) 등 인기 가수의 공연 실황이 잇따라 극장 관객을 만났다. 가수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올 3월 개봉해 관객수 25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한국영화 흥행 20위 성적이다.

지난 5월 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가수 임영웅의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 콘서트장을 찾은 춘천핑크 웅사랑방 어머니들이 임영웅 사진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어 극장 개봉한 실황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도 하늘색 옷을 맞춰 입고 응원봉을 흔들며 봐 극장이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뉴스1

지난 5월 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가수 임영웅의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 콘서트장을 찾은 춘천핑크 웅사랑방 어머니들이 임영웅 사진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어 극장 개봉한 실황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도 하늘색 옷을 맞춰 입고 응원봉을 흔들며 봐 극장이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뉴스1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임영웅 공연 실황 상영 때는 팬들이 응원봉과 함께 유니폼을 맞춰 입고 와서 객석이 하늘색으로 물결쳤다”면서 “팬들이 극장에서 좋아하는 가수를 함께 응원하는 것이 특별한 경험이란 인식이 생겼다. 큰 스크린, 사운드 설비 뿐 아니라, 콘서트장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 가까운 극장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새 먹거리 찾는 극장, 가수는 팬서비스 윈윈 

2017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서태지 공연 실황 ‘서태지 25주년 라이브 타임: 트래블러’가 게스트로 참석한 BTS와 서태지가 함께 부른 ‘난 알아요’ ‘컴백홈’ ‘하여가’ 등 그 시절 히트곡을 추억하는 40·50대 관객이 많다면, 아이유 콘서트 영화 예매 관객은 20(43%)·30(34%)대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아이돌부터 트로트 가수, 인디신의 싱어송라이터 등 스크린으로 관객과 만나는 가수들의 장르도 확장되는 추세다. 기획사들도 팬 서비스 차원에서 콘서트 실황 영화 기획‧제작 단계부터 영화관과 협업하고 있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달 7일 캘리포니아 소피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신의 콘서트 '에라스 투어'에서 열창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달 7일 캘리포니아 소피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신의 콘서트 '에라스 투어'에서 열창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해외에서도 이런 콘서트 실황 영화가 대박을 터뜨린 예가 적지 않아, 향후 시장성도 기대된다. 해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북미 시장 역대 콘서트 실황 영화 1위는 ‘저스틴 비버: 네버 세이 네버’로 7301만 달러(약 971억 원)의 극장 매출을 올렸다. 이어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2009년 최후의 콘서트 리허설을 담은 ‘디스 이즈 잇’이 같은 해 개봉해 7209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1조원 수익 스위프트 콘서트 영화로도 대박 

첨단 특수효과‧미디어아트와 결합한 블록버스터급 콘서트가 늘면서 볼거리가 화려해진 데다, 팬데믹 때 억눌렸던 관람 수요가 폭발하면서 콘서트 실황 영화의 흥행 신기록도 탄생할 조짐이다. 인기 절정의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그 주인공이다.
그가 지난달 마친 단독 콘서트 ‘에라스 투어’는 미국 내 첫 순회 기간 관객 300만명, 7억5900만 달러(약 1조74억원)의 티켓 수익과 함께 막대한 경제 효과를 내며 하나의 ‘현상’으로 주목받았다.
10월 극장 개봉 예정인 이 콘서트의 실황 영화도 지난달 말 예매 오픈 첫날부터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를 배급하는 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 AMC는 지난 1일 ‘에라스 투어’가 하루 만에 2600만 달러(약 345억원)의 예매 매출을 내며 역대 AMC 개봉작 최대 예매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 LA에서 열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에라스 투어' 한 장면. 이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가 다음달 미국에서 개봉해 예매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AP=연합

지난달 미국 LA에서 열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에라스 투어' 한 장면. 이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가 다음달 미국에서 개봉해 예매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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