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伊 ENI와 합작공장 설립해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 내재화

LG화학 충남 대산사업장 전경. 사진 LG화학

LG화학이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 기업 에니(ENI)그룹과 손잡고 충남 대산사업장에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합작 공장 설립에 나선다. 이로써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비중을 늘리고 제품 생산에 필요한 바이오 원료까지 자체적으로 수급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에니SM과 HVO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에니SM은 이탈리아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니의 자회사로 HVO 중심의 친환경 연료 사업을 위해 설립됐다.

두 회사는 지난 2월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 합의서(HOA)에 서명하고, 현재 기술 타당성과 경제성 평가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연 30만t 규모의 HVO 공장 완공을 목표로 한다. 국내에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통합 생산이 가능한 HVO 공장이 건설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HVO는 폐식용유 등 식물성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차세대 바이오 오일이다. 저온에서도 얼지 않아 차량용 디젤뿐 아니라 항공유와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폐식용유에서 뽑아낸 바이오 나프타를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HVO를 사용해 만들어지는 모든 제품이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만큼,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고부가가치 친환경 원료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와 친환경 항공유·디젤 사용 의무화 법안이 속속 통과됨에 따라 HVO 시장 수요는 2021년 970만t 수준에서 오는 2030년 4000만t 규모로 연평균 20% 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LG화학은 HVO 생산 내재화를 통해 바이오 고흡수성 수지와 고부가 합성 수지·폴리염화비닐 등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바이오 원료 공급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 LG화학은 차세대 배터리 소재·혁신 신약 개발과 함께 친환경 바이오 소재를 회사의 3대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사업 확장에 나섰다.

ENI사 로고. 사진 ENI

폐식용유 등으로 만든 바이오 디젤이나 친환경 항공유를 생산해 에니SM과 함께 판매에도 나선다. 에니SM은 현재 유럽 지역에 구축된 HVO 생산거점과 원재료 공급망,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LG화학과 함께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합작공장으로 친환경 인증 제품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원료 공급 기반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친환경, 저탄소 원료로의 전환을 지속 추진해 탄소 감축 분야에서 선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