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정(78)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이 14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2023년 ‘산악인의 날’ 행사에서 산악대상을 받았다.
대한산악연맹은 “이인정 회장은 1998년부터 대한산악연맹 회장을 역임한 이후 산악행정·문화, 산악스포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 부임 시기에 스포츠클라이밍은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며, 2009년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에 선임된 후 세계를 무대로 산악 외교를 펼쳤다. 이후 한국은 중국·대만·몽골 등에 등반 기술과 문화를 전파하는 선도 국가가 됐다. 또 대한체육회 이사를 역임하며, 2013년엔 남북체육교류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 회장은 대학 산악부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봉을 등정한 동국대 마나슬루원정대에서 등반대장을 맡았으며, 이후 한국 에베레스트원정대 등 여러 차례 원정대를 이끌었다. 또 2000년대 초반 엄홍길(60) 대장과 고 박영석(2011년 안나푸르나에서 작고) 대장의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궂은일도 마다치 않았다. 한국 산악계는 이 회장 부임 시기에 내로로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많은 산악인이 운명을 달리 했다. 고 박영석 대장과 고 김창호(2018년 구르자히말에서 작고) 대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이때마다 사고를 수습하고, 떠나보내는 일에 앞장섰다.
이인정 회장은 “77년 고상돈 대원의 에베레스트 등정 이후 한국 산악계는 여러 방면으로 발전했다. 누구나 히말라야 등반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됐으며, 등산은 국민 스포츠가 됐다“며 “평생 산에서 헤매다가 이제 내려왔지만, 마음은 항상 산에 있다. 앞서간 선·후배들을 잊지 않고 앞으로 안전한 등산 문화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스포츠에 대한 애정은 대를 잇고 있다. 차남인 이상현(46) 태인 대표는 2020년부터 한국하키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올해 아시아하키연맹 부회장에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