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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이 끝냈다…클린스만호, 사우디 꺾고 6경기 만에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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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사우디아라비아전 선제골 겸 결승골을 터뜨린 조규성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사우디아라비아전 선제골 겸 결승골을 터뜨린 조규성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만찢남’ 조규성(미트윌란)이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부임 후 첫 승을 선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은 13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54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전반에 나온 조규성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앞서 치른 5차례의 A매치에서 무승(3무2패)에 그치며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클린스만호가 출범 이후 6번째 경기에서 비로소 첫 승을 거둔 순간이었다.

한국은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장악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강하게 압박했다. 움직임과 패스워크, 조직적인 압박, 과감한 슈팅까지 모든 면에서 한국이 한 수 위였다.

선발 출장한 황희찬이 과감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선발 출장한 황희찬이 과감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이 휘몰아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간간히 역습하는 흐름 속에서 전반 32분 선제골 겸 결승골이 나왔다.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후 내준 볼을 정면에서 손흥민이 받는 척하며 흘렸다. 이를 황인범이 넘어지며 전방으로 올렸고,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되자 조규성이 침착하게 머리로 받아 넣었다.

조규성이 A매치에서 골 맛을 본 건 지난해 12월 가나와의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이후 289일 만이자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처음이다. 개인 통산 26번째 A매치에서 기록한 7번째 득점이기도 했다. 수려한 외모로 인해 ‘만찣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 불리는 조규성은 올 여름 덴마크 1부리그 미트윌란으로 건너가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유럽 무대에 연착륙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은 3분 뒤 결정적인 추가골 찬스를 놓쳤다. 역습 상황에서 조규성이 시도한 전진 패스를 손흥민이 받아 상대 페널티 박스 내부에서 질주하던 중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명백한 페널티킥 상황이었지만 심판은 이를 외면했다. 손흥민이 땅을 치며 아쉬워했지만 한 번 내려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후반에도 이재성, 황희찬 등이 연속 슈팅으로 추가골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 퍼레이드가 이어지며 한 골 차 승리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은 슈팅 수 18-7, 유효 슈팅 수 9-2 등으로 크게 앞섰다. 아찔한 실점 위기도 여러 차례 경험했지만 월드클래스 센터백 김민재가 한 차원 높은 수비력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대한축구협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대한축구협회

앞서 외유 및 태업 논란으로 궁지에 몰렸던 클린스만 감독은 뒤늦게나마 첫 승을 신고하며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5승7무6패로 간격을 좁혔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전 패배와 함께 최근 A매치 6연속 패의 부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앞서 코스타리카전 패배(1-3)에 이어 클린스만호에게도 덜미를 잡히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지휘봉을 잡은 만치니 감독의 임기는 2027년까지 4년이며 연봉 2500만 유로(356억원)와 각종 수당을 포함해 매년 3000만 유로(428억원)를 수령한다.

첫 승에 성공한 클린스만호는 다음달 A매치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에 앞서 “축구대표팀이 다음달 13일 튀니지전(서울월드컵경기장)과 17일 베트남전(수원월드컵경기장)을 치른다”고 예고했다. FIFA랭킹 31위 튀니지는 한국과의 맞대결에서 1승1무로 앞서 있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준우승팀 프랑스를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해 주목 받았다. 내년 아시안컵 본선에서 우승을 다툴 강호들과의 맞대결 리허설을 치를 팀으로 제격이다.

돌파하는 손흥민. 사진 대한축구협회

돌파하는 손흥민. 사진 대한축구협회

FIFA랭킹 95위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중 최강자다. 역대 전적은 17승5무2패로 한국이 앞서 있으며, 맞대결은 지난 2004년 이후 19년 만이다. 아시안컵 본선에서 초반에 만날 팀들이 한국을 상대로 밀집 대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베트남과의 맞대결이 일종의 모의고사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아시안컵에서 우승트로피를 놓고 경쟁할 ‘숙적’ 일본(20위)은 9월 A매치 두 경기를 모두 대승으로 장식하며 쾌조의 경기력을 뽐냈다. 12일 벨기에 헹크에서 열린 튀르키예(41위)와의 평가전에서 2골을 기록한 나카무라 게이토(랭스)의 활약을 앞세워 4-2로 이겼다. 지난 9일 독일(15위)을 4-1로 완파한 데이어 유럽 팀들을 상대로 2경기 연속 4골을 터뜨리며 수준급 화력을 뽐냈다. 지난 6월 A매치 기간에 치른 엘살바도르전(6-0승)과 페루전(4-1승) 기록까지 더하면 최근 4경기 18골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장한 베스트일레븐. 클린스만 감독에게 부임 후 첫 승을 선사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장한 베스트일레븐. 클린스만 감독에게 부임 후 첫 승을 선사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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