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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미셸 치의 마켓 나우

중국의 추가 부양책과 투자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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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셸 치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차이나 주식 투자책임자

미셸 치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차이나 주식 투자책임자

중국 경제는 투자·생산·소비 등 모든 부문에서 지지부진하다.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과 대형 자산운용사 중즈(中植)그룹의 투자금 상환 실패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 키웠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된다면 투자회사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재발할 우려도 있다. 그나마 2018년 새로운 자산운용 규제가 시행되면서 투자 부문의 부동산 시장 노출이 5% 미만으로 줄어든 것은 다행이다. 현재도 중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체계적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기에 투자 부문에서 불거진 일련의 사건들은 오히려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소극적이었던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정치국 회의 후에 부동산 정책을 조정하고 최적화할 것이라는 정부 성명이 발표되자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았다. 몇몇 2선 도시에선 모기지 계약금 요건을 낮출 계획이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부동산 섹터의 안정은 투자 심리 회복과 주택 구매자의 신뢰 유지에도 매우 중요하다. 주택 구매자의 신뢰도 하락은 은행 매출과 영업 현금흐름을 감소시켜 은행의 위험 회피 성향을 키운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마켓 나우

마켓 나우

은행 부문의 부동산 관련 무수익여신 비율은 올해와 내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대형 국책은행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를 버텨낼 충분한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는 데다 필요할 경우 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 있어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중국 경제는 추가 부양책에 힘입어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연간 GDP 성장률 목표치인 5%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재고가 고갈되고 인플레이션 하향 곡선이 바닥을 침에 따라 제조업 부문의 재고 확충 사이클이 도래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 중국 A주(China A-Shares) 시장은 연중 최저치에서 거래되고 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있을 때 시장은 긍정적인 뉴스 작은 것 하나에도 크게 반응한다. 중국 경제의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나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서 촉발된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앞으로도 세계 거시경제와 시장 변동성을 결정적으로 좌우할 것이다.

중국 주식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는 민첩하게 대응하되, 장기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에너지·기술·정보 등 전략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 A주 시장은 하이엔드제조업·신에너지·소비재·의료서비스·테크놀로지·사이버보안과 같은 신경제산업 섹터에서 계속해서 매력적인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셸 치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차이나 주식 투자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