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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근진' 서울은 그만…'노을 명소' 노들섬, 예술섬으로 확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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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시는 한강 노들섬을 세계적인 예술섬으로 변화시키려 국내외 유명 건축가들로 공모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한강 노들섬을 세계적인 예술섬으로 변화시키려 국내외 유명 건축가들로 공모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1917년 10월 준공된 한강대교 아래 타원형 모양으로 자리 잡은 인공섬이다. 면적은 15만㎡로 축구장 21배 크기다. ‘백로가 놀던 돌(노돌)’이란 섬 이름 유래에서 알 수 있듯 과거부터 시민 휴식·여가 공간이었다. 현재 456석 규모 공연장과 갤러리·잔디마당·서가 등을 갖췄다. 노들섬은 SNS에선 노을·피크닉 명소로 유명하다. 넷플릭스 인기 하이틴 드라마 ‘엑스오, 키티(XO, Kitty)’에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시대 다빈치'로 불리는 영국 토마스 헤더윅의 '사운드스케이프'. 노들섬에 서울 산(山)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공중 보행로 등을 디자인한게 특징이다. [사진 서울시]

'우리시대 다빈치'로 불리는 영국 토마스 헤더윅의 '사운드스케이프'. 노들섬에 서울 산(山)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공중 보행로 등을 디자인한게 특징이다. [사진 서울시]

"한강, 노들섬이란 보물 품어" 

서울시는 이런 노들섬을 ‘글로벌 예술섬’으로 바꾸려 한다. 첫걸음으로 세계적인 건축가 7명으로부터 제안받은 디자인 안 7개를 지난 4월 공개했다. ‘한강을 유람하며 다채로운 문화 체험이 가능한 예술 보행교’ 등 5가지 주제별 기본 구상안을 건축가에 전달한 뒤 디자인을 받았다. ‘우리시대 다빈치’로 불리는 영국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53)도 참여했다. 그는 한국의 산을 형상화한 산책로를 설치하고 섬 외부에 수상 예술무대를 배치한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음악적 풍경)’ 모델을 제안했다.

헤더윅은 지난 6월 방한 때 노들섬에 대해 “폭이 좁은 센강(프랑스)이나 탬즈강(영국)과 달리 한강은 900m나 되는 거대한 강”이라며 “그 속에 노들섬 같은 보물을 품고 있다. 매우 특별하다”고 평가했다.

김찬중 건축가가 디자인한 '노들링'. 노들링 안엔 보행로 외 캡슐 모양의 관람차가 달릴 수 있는 레일이 설치된다. [사진 서울시]

김찬중 건축가가 디자인한 '노들링'. 노들링 안엔 보행로 외 캡슐 모양의 관람차가 달릴 수 있는 레일이 설치된다. [사진 서울시]

15일 吳, 시민 만나 토크콘서트

유명 건축가뿐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28일부터 6월 16일까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도 ‘노들섬=예술섬’을 위한 공모전을 진행했다. 섬 접근성을 높일 지하철역 신설, 전망대 설치 등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다. 오는 15일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선 유명 건축가와 시민이 모여 미래 노들에 대한 의견을 나눌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헤더윅을 포함한 이치훈·김찬중·신승수·위르겐 마이어(독일) 등 지명공모 건축가 5인,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수상자 신준호씨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찬중 건축가는 고리 형태 보행교인 ‘노들링’을 제안해 주목받았다. 노들링 안엔 둥근 캡슐 형태 관람차가 다닌다.

백자를 닮은 서울 종로구 수송동 도화서길 신축 건축물 예상 조감도. 연합뉴스

백자를 닮은 서울 종로구 수송동 도화서길 신축 건축물 예상 조감도. 연합뉴스

도심 곳곳에 디자인 혁신 시도 

600년 고도(古都) 서울은 ‘엄근진(엄격·근엄·진지의 줄임말) 도시’란 지적을 받아왔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로 활력은 넘치나 디자인 면에선 볼거리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2027년 한해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한 서울입장에선 단조로움을 벗는 게 과제다. 이에 서울시는 도시 곳곳에 ‘디자인’을 입히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궁을 품은 종로구엔 백자의 은은한 질감을 표현한 업무시설을, 빌딩 숲 강남구엔 한국 산의 능선 이미지를 형상화한 업무·상업시설을 짓는 식이다. 다만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실제 첫 삽을 뜨는 데 필요한 용적률(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 총바닥면적 비율)이나 높이 등이 결정돼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8일 서울시청에서 피터 젝 레드닷 회장과 만나 '디자인 도시 서울'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레드닷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손꼽힌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8일 서울시청에서 피터 젝 레드닷 회장과 만나 '디자인 도시 서울'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레드닷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손꼽힌다. 연합뉴스

이런 디자인 방향 속에 여의도공원에 새로 짓는 제2세종문화회관과 걷기 전용으로 만들 잠수교, 미래형 첨단 산업인 타미(TAMI, 기술·광고·미디어·정보) 전진기지로 계획된 삼표레미콘 부지사업도 하나둘 진행될 예정이다. 제2세종문화회관 등은 한강의 새로운 볼거리·즐길거리로 연결된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도시 디자인 혁신을 활성화해 ‘엄근진’ 서울이 다양한 표정을 가진 도시로 거듭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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