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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주당 근로시간, 지난 20년간 OECD 12분 줄 때 한국은 528분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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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장시간 근로국가’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0여년간 연평균 실근로시간이 크게 줄어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과 격차가 185시간(주 3.6시간)으로 줄었다면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1일 ‘근로시간 현황 및 추이 국제 비교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한국의 전체 임금 근로자의 1인당 실근로시간이 1904시간으로 2001년 2458시간과 비교해 554시간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OECD 가입국의 평균 실근로시간은 1767→1719시간으로 48시간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격차는 691→185시간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와 한국 정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경총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여 년 새 OECD 국가 중 실근로시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라트비아(297시간), 칠레(281시간), 아일랜드(242시간), 일본(210시간) 순이었다. 한국은 라트비아에 비해서도 감소 폭이 1.6배다.

통계적 연속성이 확보된 2011~2022년을 비교해도 한국의 근로시간 감소 폭은 215시간으로 OECD 평균 감소 폭(20시간)의 10.8배에 이른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경총 측은 “통계 방식 및 노동시장 환경, 산업구조의 국가 간 차이 등을 고려해도 OECD와 평균 근로시간 격차가 과도한 격차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책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풀타임 근로자(파트타임 제외)’의 주당 근로시간에서도 한국의 감소 폭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 풀타임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42시간이었다. 2001년에는 50.8시간이었다. OECD 평균은 같은 기간 40.9→40.7시간으로 줄었다.

한국 근로자가 한 주간 일하는 시간이 8시간 48분 줄어드는 동안 OECD 평균은 12분 줄어든 것이다. 경총은 또 주요 7개국(G7) 중 OECD에 관련 통계가 없는 캐나다·일본을 제외하고 5개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영국·미국)과 한국의 주당 평균 실근로시간 증감률을 비교해도 한국이 2001~2022년 17.3% 감소하는 동안, 나머지 4개국은 0.6~4.6% 줄어드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0.9% 증가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본부장은 “한국은 이제 근로시간이 과도하게 길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며 “저성장 극복을 위해서는 이제 ‘장시간 근로 국가’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근로시간 유연화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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