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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수 오차’ -60조…돌발상황 없는데 15% 빗나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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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해 세수(국세 수입)가 60조원가량 부족할 전망이다. 기존 정부 안 대비 오차가 15%에 달해 세수 추계(推計)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금주 중 올해 세수 재 추계 결과를 발표한다. 기재부는 올해 세수를 400조5000억원(본 예산)에서 60조원가량 줄어든 340조원(국세 수입 실적)으로 보고 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문제는 15%에 달하는 세수 오차율이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에 따르면 2000∼2009년 세수 오차율은 4%였다. 2010∼2019년 오차율도 4.8%로 비슷했다. 그런데 2010~2022년 6.2%로 올랐다. 2021년 17.8%(61조3000억원), 지난해 13.3%(52조5000억원) 대규모 오차를 기록한 영향을 받았다.

3년 연속 두 자릿수대 오차율을 기록한 건 1988~1990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 2년간은 세수 초과였지만 올해는 세수 결손이다. 올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줄었고,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가 예견된 상황이었는데도 대규모 세수 오차가 나타났다. 예정처는 예측 정확성이 떨어진 원인으로 ▶경제 성장률과 국세 수입 증가율 간 상관관계가 줄었고 ▶세수 중 변동성이 큰 법인세·소득세 비중이 늘었고 ▶반도체 업황 등 외부 상황에 따라 세수가 요동치는 점 등을 꼽았다.

대규모 오차는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세수가 늘 경우 예상보다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세수가 줄 경우 재정 지출을 강제로 줄이는 식이라서다. 올해는 통상 세수 결손 재원으로 활용하지 않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이나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같은 공공 기금을 세수 부족을 메우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대규모 세수 오차를 반복하지 않도록 세수 추계 전담 인력을 늘리고, 재 추계 결과를 수시로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정처는 지난달 펴낸 ‘세수 오차의 원인과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한 가지 세수 추계 모형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모형을 활용해 시나리오별 전망을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예상치 못한 초과 세수가 발생했을 때 기금을 적립해 경제 침체기에 활용하거나, 세수 부족분은 예비비로 편성하는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예산을 전년 7~8월에 편성하다 보니 하반기 경제 변수를 세입 예산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세수 추계 시점을 더 늦추고, 세수 전망을 지속해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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