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한국인 위원 3명이 동시에 활동하는 시대가 다시 열릴 전망이다.
IOC는 지난 8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김재열(5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겸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을 포함한 8명을 신규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집행위의 결정사항을 총회에서 사실상 이견 없이 추인하는 IOC의 의결 시스템을 감안할 때 이변이 없는 한 이 회장이 IOC 위원직을 부여 받을 가능성이 높다. 차기 IOC 총회는 다음달 15~17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다.
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 선임될 경우 한국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선수위원 등과 함께 3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게 된다. 한국인 IOC 위원 3명이 동시에 활동하는 건 故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나란히 활동한 2005년 이후 18년 만이다.
이기흥 회장은 대한체육회장 자격으로 지난 2019년 6월 신규 위원이 됐다. 유승민 위원은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기간 중 열린 선수위원 투표에서 당선돼 내년 파리올림픽까지 임기를 유지한다.
IOC 위원의 정원은 115명이다. 개인 자격(70명)과 국가올림픽위원회 및 종목별 국제연맹 대표, 선수위원(각각 15명씩)으로 구성된다.
일부 결원이 발생해 현재 99명인 IOC 위원 중 국적 기준으로는 프랑스인이 4명으로 가장 많다. 중국, 이탈리아, 일본(이상 3명)이 뒤를 잇는다. 김재열 회장의 합류와 함께 한국인 IOC 위원이 3명으로 늘어날 경우 일시적으로나마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력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체육계에서는 김 회장의 IOC 위원 취임 및 활동 시점과 맞물려 삼성이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한국이 IOC 위원 3인 시대를 유지하려면 내년 파리올림픽 기간 중 열릴 선수위원 투표에서 유승민 현 위원의 후계자를 배출해야한다. 국내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단일 후보 자격을 얻은 골프 선수 박인비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게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