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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위기설' 없다지만…새마을금고처럼 2금융권 연체율도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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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연체율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의 진화에도 ‘9월 위기설’이 꼬리를 내리지 않는 이유다. 고금리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2금융권에서 돈을 많이 빌리는 영세 자영업자의 대출이 코로나19 대출 지원 종료와 맞물려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금융권 연체율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펼쳐보이는 모습.연합뉴스

2금융권 연체율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펼쳐보이는 모습.연합뉴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호금융조합(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의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2.8%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1.52%)보다 1.28%포인트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출 연체가 늘어난 탓이다. 상호금융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 6월 말 4.12%로 6개월 전(2.23%) 대비 1.98%포인트 올랐다.

이날 금감원이 발표한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같은 상호금융이지만 행정안전부가 소관 부처인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제외된 수치다. 그런데 연체율 악화 양상은 ‘위기설’까지 나왔던 새마을금고와 흡사하다. 행안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지난 6월 말 연체율은 5.41%다. 지난해 말(3.59%)보다 1.82%포인트 올랐다. 역시 부동산 PF 대출 부실 여파로 기업대출의 연체율은 6개월간 5.61%에서 8.34%로 2.73%포인트 뛰었다.

다른 2금융권의 연체율도 오름세다.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말(3.41%) 대비 1.92%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카드사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1.2%에서 1.58%로 올랐다.

다만 2금융권 전체적으로 연체율 상승 폭은 줄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일례로 저축은행은 지난 3월 말 연체율이 5.06%였는데 6월 말에도 5%대를 유지했다. 금융당국이 2금융권에 대한 연체율 관리 고삐를 바짝 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6월 15일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저축은행·여신금융전문회사·상호금융에 대한 현장점검 등을 통해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 및 연체율 관리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그럼에도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연체율은 ‘9월 위기설’이 완전히 꺼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자영업자 등에 대한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상환위기 유예 종료가 연체율 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박상현‧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빚 청구서가 날아오고 있다’ 제목의 보고서에서 “상용 근로자에 비해 2금융권 이용 비중이 큰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되며 이들 중 상당수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라며 “코로나19 이후 불어난 대출금과 고금리에 대한 이자 부담이 ‘빚 청구서’로 날아올 수 있는 만큼 경제 주체의 부채 수준 점검 및 한계 차주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여전히 ‘9월 위기설’을 일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9월에 만기 연장이 안돼서 돈을 갚아야 하는 사람은 없다”라며 “불확실성이 많으니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일부 언론과 유튜브에서 제기하는 이유를 바탕으로 한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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