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 호랑이 군단의 활력소, 바람의 후예 김도영

KIA 내야수 김도영. 사진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8연승을 질주했다. '바람의 후예' 김도영(20)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KIA는 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8-6 승리를 거뒀다. 8연승을 달린 KIA는 NC를 승률 0.005 차로 제치고, 117일만에 4위로 올라섰다. 3위 SSG와는 불과 1.5게임 차다.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3위와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치르는 4위의 차는 굉장히 크다.

KIA 내야수 김도영. 사진 KIA 타이거즈

KIA는 최근 투수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마리오 산체스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의리가 어깨 통증을 느꼈다. 로테이션을 잘 지켜주던 양현종과 윤영철도 주춤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타선이 살아났다.

공격 선봉에 서 있는 건 박찬호-김도영 테이블세터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와 3루수지만 나란히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찬스를 만든다. 스피드까지 갖춘 둘이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면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가 홈으로 불러들이는 패턴이다. KIA는 7월 이후 팀 타율(0.301)과 홈런(36개) 모두 1위다.

3일 SSG전은 특히 김도영의 활약이 빛났다. 1회 첫 타석 SSG 선발 오원석과 10구 승부를 벌인 뒤 볼넷으로 나가 최형우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5회에는 4-4로 맞선 2사 2루에서 1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리더니 2루 도루에도 성공했다. 7-6으로 앞선 9회엔 솔로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공을 잘 보고, 잘 치고, 잘 달리는 자신의 강점은 물론 펀치력까지 선보였다.

KIA 내야수 김도영. 사진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광주동성고 시절 다재다능한 능력을 지녀 '제2의 이종범'이란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1차 지명으로 고향팀 KIA에 입단한 뒤엔 '바람의 후예'란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꾸준히 기회를 얻었으나, 호된 성장통을 앓았다. 타율 0.237(224타수 53안타), 3홈런 19타점 13도루 37득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수비에서도 약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시즌 초 발등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돌아온 뒤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 0.308(195타수 60안타), 3홈런 25타점 15도루 46득점. 48경기 밖에 뛰지 못했지만 이미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부상 탓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명단에 제외된 게 아쉽다는 평까지 나올 정도다. 김도영은 "지난해 경험을 많이 했다. 이것저것 시도도 해보고 마인드 컨트롤을 새롭게 했다"고 했다.

3일 인천 SSG전 9회 쐐기홈런을 터트린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는 KIA 김도영. 사진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이날 홈런을 때려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인천구장 3루석을 가득 메운 KIA 원정 팬들도 환호했다. 김도영은 "이런 세리머니는 처음이다. 좋지않았던 때 생긴 답답한 마음이 풀린 느낌이었다"고 웃었다.

KIA가 8연승을 달린 건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김도영은 "입단 이후 이런 연승은 처음이다. 그 중심에 내가 있을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웃었다. 김도영은 "최근 타자들끼리 질 것 같지 않다는 얘기를 나눈다. 오늘도 경기 중반 역전을 당했지만, 이길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다들 생각했다. 내가 봐도 우리 팀 타격이 무섭다.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