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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재창조된 자연, 서울 밤하늘에 활짝 피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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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5호 18면

‘서울라이트 DDP’ 전시  

서울 동대문 DDP 잔디언덕 위 하늘에 펼쳐진 오로라.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 DDP 잔디언덕 위 하늘에 펼쳐진 오로라. [연합뉴스]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11일간 서울 동대문의 랜드마크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화려한 불빛으로 물든다. 2019년 개막한 이래 매년 겨울이면 도심 한복판을 환하게 비췄던 빛 축제 ‘서울라이트 DDP’가 올해는 겨울뿐 아니라 가을에도 밤하늘을 수놓는다.

디지털 아트 거장 슈발리에·아셔 작품

올해의 주제는 ‘디지털 자연(Digital Nature)’. “실물로 경험해 온 자연과 인류가 창조한 기술적 자연이 얼마나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주제로 프랑스 출신의 미구엘 슈발리에와 스위스 출신의 댄 아셔, 두 명의 세계적인 디지털 아티스트가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서울디자인재단의 이경돈 대표는 “‘서울라이트 DDP’는 국내 빛 축제 중 유일하게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2개에서 모두 디자인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가치를 입증받았다”며 “아름다운 건축물과 더불어 밤하늘까지 전 세계 작가들이 탐내는 ‘캔버스’가 된 DDP에서 시민 여러분이 매력적인 가을밤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원과 협찬을 맡은 LG전자 HE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담당 오혜원 상무는 “기술의 발전은 아티스트의 상상력과 표현 욕구를 확대하고 그렇게 탄생한 예술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며 “두 명의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통해 더 많은 서울시민이 예술을 가까이 하고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1980년대부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온 미구엘 슈발리에는 가상예술과 디지털 아트의 선구자로 프랑스 문화부장관이 수여하는 문화예술훈장을 받은 바 있다. 주로 자연을 탐구하며 자연과 인공물이 공존하는 풍요로운 과정을 시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작품에 담아왔다. 그는 이번 ‘서울라이트 DDP 2023 가을’을 위해 신작 ‘메타-네이처 AI(Meta-Nature AI)’를 작업했다고 한다. AI 시스템 ‘미드저니’와 ‘달리’를 통해 가상의 정원 속 사계절 풍경을 펼쳐낸 작업이다. 수많은 식물 데이터베이스를 기본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풍부한 색채와 이미지로 가을밤을 수놓는다.

슈발리에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창덕궁 후원의 아름다운 정원 풍경에 놀랐고, 그때 카메라에 담아둔 사진들도 데이터베이스에 다수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댄 아셔의 디지털 작품 ‘보레알리스 DDP(Borealis at DDP) 댄 아셔 X LG OLED’는 조금 더 특별하다. LG 올레드 아트 프로젝트(LG OLED ART PROJECT)의 하나로 서울에 초대된 이 작품은 북극권에서만 볼 수 있는 천체 현상인 오로라(작품명 보레알리스는 ‘북쪽의’라는 뜻)를 유사하게 구현해 낸 미디어 설치 작업이다. 2017년 처음 시연한 후 시드니·파리·런던·홍콩 등 전 세계 38개 도시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대형 올레드 조형물, 오로라 생생히 표현

DDP 1층에선 LG 커브드 올레드 디스플레이로 만든 대형 조형물을 통해 서울뿐 아니라 디지털 아티스트 댄 아셔가 38개 도시에서 선보인 다채로운 색과 이미지의 오로라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사진 LG 올레드]

DDP 1층에선 LG 커브드 올레드 디스플레이로 만든 대형 조형물을 통해 서울뿐 아니라 디지털 아티스트 댄 아셔가 38개 도시에서 선보인 다채로운 색과 이미지의 오로라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사진 LG 올레드]

“인생의 트리거처럼, 삶을 변화시키거나 촉진시키는 계기(경험)에 관심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북극권을 여행하고 오로라를 본 후 ‘인생이 바뀌었다’고 하더라. 우주의 무한함 앞에서 인간은 정말 작은 존재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직접 북구에 가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사람들 가까이로 오로라를 가져와보자 생각했다. 관람객은 가능하면 앉거나 누워서 천천히 즐기길 바란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면서 낯선 경험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도시 연구소(Happy City Lab)의 창립자인 아셔는 스스로를 ‘아티비스트(Artivist)’라고 소개한다. 예술(Art)과 정치·사회 운동가(activist)의 합성어로,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예술이 그의 작업의 핵심이다. 그는 환경 문제에도 적극적이다. 대표작 ‘유럽은 불타고 있다(Europe is burning)’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we are watching)’ 등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물류·이동의 효율성만 추구하는 현재의 도시 환경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모이고 교류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게 ‘행복한 도시 연구소’의 목표다. 대규모의 아트 설치물과 참여형 이벤트는 낯선 사람들도 함께 모이게 하고 같은 이슈를 고민하게 만든다. 도시가 우리 시대의 주요 문제들을 연결하고 참여할 수 있는 놀이터가 되기를 바란다.”

한편, 관람객들은 DDP 디자인 랩 앞 LG전자가 조성한 대형 올레드 조형물을 통해서도 오로라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55인치 커브드 올레드 24대를 이어붙인 대형 디스플레이가 섬세한 화질 표현과 압도적 명암비를 통해 ‘천사의 커튼’이라 불리는 오로라의 아름다운 색채를 생생하게 표현해 낸다.

이곳에서의 오로라 감상이 또 매력적인 이유는 잔디언덕에서는 볼 수 없는, 지난 6년간 38개 도시에서 진행된 다양한 ‘보레알리스’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LG 커브드 올레드는 백라이트나 스피커 등의 구동장비가 필요 없는, 종이처럼 얇고 유연한 화면을 갖고 있어 가로·세로 어느 방향으로든 구부리는 게 가능하다. 최대 곡률은 1000r. 지름 2m 정도의 원을 만들 수 있을 정도다. 예술가, 건축가들의 전시에서 선호되는 이유도 영상 속 건물이나 작품의 입체적인 곡선미를 가장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아셔는 “바람·온도·습도 등 서로 다른 도시의 자연환경과 주변 조명 환경이 오로라의 빛 스펙트럼을 무한대로 바꿔놓는다”고 했다. 어느 도시에서도 똑같은 오로라가 뜬 적이 없다는 얘기다. 대형 올레드 조형물 앞에서라면 그 다채로운 장면들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오혜원 상무는 “LG 올레드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이 예술의 표현을 얼마나 확장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디지털 아티스트들을 위한 최고의 표현 툴인 ‘디지털 캔버스’를 진화시키는 기업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디지털 아트가 하나의 활성화된 장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 예술적 경험이 다가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메타-네이처 AI’는 DDP 서측 앞면에서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보레알리스 DDP(Borealis at DDP) 댄 아셔 X LG OLED’는 잔디언덕에서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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