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조3000억 쏟는다…빈살만 급 다른 회춘 프로젝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38) 왕세자가 노화를 막고 수명을 연장하는 연구에 매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한다.

3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헤볼루션 재단(Hevolution Foundation)’은 노화 예방과 수명 연장을 위한 연구에 대규모 지원을 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AP=연합뉴스

헤볼루션 재단은 사우디 왕명에 따라 2018년 비영리 단체로 설립된 뒤 2022년 7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헤볼루션은 ‘헬스(health·건강)’와 ‘에볼루션(evolution·진화)’을 합쳐 만든 단어다. 노화를 극복하고 삶을 연장시키겠다는 빈 살만 왕세자의 의지가 담긴 ‘현대판 불로초 프로젝트’다.

지원금은 재단의 자체 연구가 아닌 세계 각지에 있는 연구진과 스타트업이 과학적 성과를 내고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쓰인다. 메흐무드 칸 재단 최고경영자는 초기 지원금이 대부분 인간의 노화를 늦추고, 예방하고, 젊음을 되돌리는 치료법을 개발 중인 미국의 대학과 스타트업에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헤볼루션 재단의 이같은 조치는 암 연구에 비해 지원이 열악했던 노화 관련 연구자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노화연구연맹(AFAR)의 수석과학책임자 스티븐 오스타드는 “이 분야 과학자들이 숨을 죽이고 헤볼루션 재단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FAR은헤볼루션재단으로부터 776만달러(약 100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산업 이외의 영역에서도 사우디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방한해서는 한국 기업에 최대 100조원에 이르는 사업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비공식적인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히며 재산은 2조달러(약 2637조원)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중동 부호로 유명한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51)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자보다 재산이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