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마지막 생존 애국지사로 남아있다 지난 13일 한국에 돌아온 오성규 지사(100)가 귀국 18일 만에 병원 생활을 마무리한다.
국가보훈부는 오 지사가 오는 31일 서울 중앙보훈병원을 떠나 경기 수원 보훈원에 입소한다고 30일 밝혔다. 보훈부 관계자는 “종합 정밀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건강한 상태라고 한다”며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 일상생활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보훈부는 입소 당일 국가보훈부와 보훈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식을 열고, 입소 이후에도 오 지사의 거주 안착을 위해 야구장 방문, 광복군 관련 현충시설 관람 등 각종 행사에 초청할 예정이다.
오 지사가 생활할 보훈원은 1997년 설립된 보훈부 소속의 양로·양육 지원기관으로 의무실과 체력단련실, 탁구장, 게이트볼장 등 활동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보훈부는 오 지사에게 보훈원의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고 식사와 빨래, 의사 검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건강 상태에 따라 보훈원 옆에 위치한 수원 보훈요양원 입소를 통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 지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1923년생인 오 지사는 일제강점기 ‘주태석’이라는 가명으로 중국 만주 봉천 소재 동광중학을 중심으로 항일운동을 하다가 일제에 조직망이 노출되자 만주를 탈출했다. 이후 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해 독립운동을 펼쳤고 1945년 5월 국내 진공을 위한 한미합작특수훈련(OSS훈련)을 받던 중 광복을 맞이했다. 광복 후 일본으로 떠나 교민 보호 등에 헌신했으며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보훈부는 “생의 마지막 순간은 조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오 지사의 바람에 따라 지난 광복절을 앞두고 오 지사를 한국으로 모셔왔다. 당시 김포공항에서 열린 환영식 직후 오 지사는 서울 현충원으로 이동해 김학규 광복군 제3지대장 묘역을 참배하고 거수경례로 환국 신고를 했다. 오 지사는 지난 1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죽을 때는 정말로 내 나라에 돌아가서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를 잊지 않아줘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