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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환자 고압산소 치료…“흉터 안생길 가능성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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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8면

한강성심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환자들이 산소 치료를 받는 모습. [사진 한강성심병원]

한강성심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환자들이 산소 치료를 받는 모습. [사진 한강성심병원]

“마지막 산소가 공급됩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의료진이 마이크를 들고 이렇게 안내 방송을 하자 잠수함처럼 생긴 체임버(고압산소치료 기기) 안의 화상 환자들이 즉각 마스크를 썼다. 의료진은 화면으로 환자 얼굴이 빨개지는지 등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했다. 오다나 화상외과 간호사는 “120분 이상 치료해야 하는데 산소 중독 때문에 현기증·오심·구토·발작·실신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20, 30분간 산소를 마시고 5분은 휴식을 갖는다. 감압 땐 잠수병 위험이 있어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고 방송으로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29일 오전 찾은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다. 병원은 대학병원 최초로 화상 환자를 위한 체임버 두 대를 들여와 지난달 중순 국내 최대 규모의 고압산소치료센터를 열었다. 최대 25명이 동시에 치료받을 수 있다. 병원은 “1인용 체임버와 달리 의료진과 함께 들어갈 수 있어 환자에게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내부 의료진이 즉각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센터 운영을 시작한 후 한 달 반 동안 누적 치료 건수는 500여 건에 달한다.

고압 산소 치료는 일반 공기 산소 농도보다 센 압력을 가해 말초혈관에까지 고농도 산소를 전달한다. 세포의 재활과 성장을 촉진하고 새 혈관을 형성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과거엔 일산화탄소 중독, 잠수병 같은 응급 의료 분야에 주로 썼는데 최근에는 화상, 당뇨병성 족부 궤양, 방사선 치료 후 조직괴사, 버거씨병, 빈혈, 돌발성 난청 등에도 치료 효과가 알려졌다.

허준 고압산소치료센터장(병원장)은 “치료 기간 단축으로 환자 통증이나 후유증 등이 효과적으로 줄어든다. 치유 과정을 2주 정도 앞당기면 흉터 없이 나을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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