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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앱으로 삼성 세탁기 비스포크 돌린다…경쟁자 왜 손 잡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의 제품·서비스는 물론 타사 기기까지 연동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통합 연결 경험이다. 사진은 손흥민이 삼성 스마트싱스 앱을 살펴보면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의 제품·서비스는 물론 타사 기기까지 연동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통합 연결 경험이다. 사진은 손흥민이 삼성 스마트싱스 앱을 살펴보면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 ‘스마트싱스’ 앱(어플리케이션)으로 LG전자 로봇 청소 기에 청소를 시킨다. ‘LG씽큐’ 앱으로는 삼성 비스포크 식기세척기의 남은 시간을 확인한다.

가전업체들이 글로벌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을 위해 서로 간의 벽을 허물었다. 2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홈 플랫폼 협의체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표준 1.0을 적용해 연내 양사 가전 연동을 목표로 협력 중이다. 하나의 앱으로 서로 다른 업체의 가전제품을 모두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스마트싱스와 LG씽큐라는 이름으로 자사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앱을 운영해왔다. 그동안에는 이 앱을 통해서 자사 제품만 연결할 수 있었다. 만약 집에 삼성전자의 냉장고와 LG전자 에어컨이 있다면, 앱을 두 개 설치해 왔다 갔다 하며 사용해야 했다.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 CES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스마트싱스에 대해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 CES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스마트싱스에 대해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이런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 가전 업체들은 지난해 1월 HCA라는 협의체를 설립했다. HCA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주요 가전 및 공조 업체 15개사가 회원사로 있다. HCA는 각 사가 운영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클라우드 상에서 상호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우선 9월 터키 가전 제조업체 베스텔, 파트너 브랜드인 샤프와 연동을 시작한다. 이어 올해 중 LG전자와 본격적인 상호 연동에 나선다. 올해 서비스를 시작하는 제품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건조기·식기세척기·오븐·로봇 청소기·TV·공기청정기 등 총 9종이다. 원격 동작·종료·모니터링 등 소비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지원한다. 서비스 시작 지역은 한국, 미국을 포함한 8개국이다.

회사는 연동 가능한 브랜드를 확대하고 쿡탑·후드 등 더 다양한 가전제품과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기기 제어를 넘어 가정 내 에너지 관리 기능을 추가하고, 전기차 충전기 등 연결 가능한 제품을 넓혀갈 계획이다. LG 역시 삼성전자와의 연동에 이어 HCA 회원사 전반으로 연동을 확대한다. 베스텔과도 가전 연동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아직 15개 회원사가 모두 연결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만의 연동만으로도 가전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싱스 글로벌 이용자는 3억명에 육박하며 연동된 생활가전은 1500만대 이상이다. LG전자 역시 글로벌 생활가전 1위 기업으로 LG씽큐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박찬우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HCA를 통해 글로벌 가전업체와 적극적으로 상호 연결해 소비자에게 통합된 스마트 홈 경험을 제공, 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LG씽큐로 로봇청소기를 작동하는 모습. 사진 LG전자

LG전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LG씽큐로 로봇청소기를 작동하는 모습. 사진 LG전자

연결해야 산다

가전업체들이 경쟁사와의 협력을 마다치 않는 이유는 IoT 시장 성장이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저마다 IoT 플랫폼과 가전을 내놓았지만, 제조사마다 소프트웨어가 달라 연결이 쉽지 않았고 결국 시장 성장은 지지부진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각사의 제품을 사는 게 당연히 좋지만, 고객들이 우리 제품만 산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다른 제품과의 연결성을 확보한다면 이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더 큰 기회가 올 수 있기에 기업들이 서로 손을 맞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HCA뿐 아니라 글로벌 표준 연합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 의장사로도 활동하며 CSA가 주도하는 인터넷 프로토콜 기반 홈 IoT 통신 표준 기술 ‘매터(Matter)’ 개발과 표준 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터에는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기업 134개사가 참여 중이다.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 정기현 부사장은 “장벽 없는 가전 생태계를 확장해 더 많은 고객에게 새로운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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