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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승객 18% 줄어들때…일본행 1539%, 중국행 2568%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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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이달 초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이달 초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30대 직장인 전주환씨는 친구 두 사람과 함께 이달 초 일본 에히메현의 마쓰야마시로 3박 4일간 휴가를 다녀왔다. 일본을 오가는 항공편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했다.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현지 아파트를 구했다. 현지 공항을 오갈 때는 한국인 전용 셔틀버스를 이용했다. 여권을 보여주면 비행기 시간에 맞춰 무료로 운행하는 식이었다. 정씨와 친구들은 휴가 기간 중 한 사람당 80만원 정도만 쓰면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국내 유명 관광지보다 여행경비도 훨씬 적게 들고, 관광객 대우도 좋았다. 공항에서는 한국인 전용 할인쿠폰도 많이 줬다”며 “국내 유명 관광지들이 내국인 손님들에게 배짱영업을 하는 행태가 싫어 다음 휴가도 해외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제선 전체 여객 246% 증가

전씨처럼 국내보다는 해외여행을 택하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선과 국제선 간 이용 여객 수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29일 본지가 국토교통부 글로벌항공산업동향 백서와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최근 국제·국내 여객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분석 결과 여름 휴가 성수기인 지난달 국제선 이용 승객은 638만30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2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서는 “휴가 기간 해외여행 수요 증가와 세계잼버리대회 개최 등의 영향으로 국제선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제선 중 일본노선(173만3207명)과 중국노선(81만8831명)의 여객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539%, 2568%가 늘었다. 유럽 노선 이용객도 22만4785명→43만8570명으로 95.1%가 증가했다. 반대로 국내선 이용객은 259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18.1%가 감소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날아오를 때 국내 여행 수요는 뒷걸음질을 친 셈이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이는 주요 공항 이용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계 성수기(6월~8월)를 기준으로 국제선 중심의 인천국제공항의 여행객은 1465만7000여명으로 지난해 하계 성수기(495만3000여명)의 세 배에 육박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크게 늘어난 여행객을 바탕으로 ‘공항운영 완전 정상화 선포식’을 개최한 바 있다. 반대로 국내 노선이 많은 한국공항공사 산하 전국 12개 공항의 지난달 여객은 645만명(22년 655만명)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선 여객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선 이용객이 줄어든 탓이다.

LCC 비중 34.9%로 커지고, 국제선 인기 톱 3 일본노선 차지 

해외여행시 LCC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뚜렷한 변화다. 지난해 7월 전체 국제선 이용 여객 중 19.5%만 LCC를 이용했다면, 올해는 이 비중이 34.9%로 커졌다. 대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 항공사(FSC)가 차지하는 비중은 42.9%→33.1%로 줄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LCC를 중심으로 일본과 동남아 중국 등으로 공격적인 취항과 증편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한편 7월 기준 국제선 여객운송 1위 노선은 인천-간사이(32만3083명), 2위는 인천-도쿄 나리타(31만6234명), 3위는 인천-후쿠오카(23만9338명)가 각각 차지했다. 인기 상위 3개 노선을 모두 일본 노선이 차지한 것이다. 국내선 여객순위 1위는 김포-제주(130만7384명) 노선이었다. 이어 김해-제주(2위. 27만1013명), 김포-김해(3위. 26만3489명)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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