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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자격시험, 軍장병 얼음정수기…'이색 예산' 살펴보니 [2024 예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월 육군 7사단 GOP 장병들이 철책을 따라 이동하며 정밀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육군 7사단 GOP 장병들이 철책을 따라 이동하며 정밀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값 국가기술자격시험, 군 장병용 플리스 스웨터와 얼음정수기 보급,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심리상담…. 29일 정부가 발표한 2024년 예산안에는 '이색 예산' 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해온 청년층을 위한 예산이 새로 생기거나 대폭 확대된 게 특징이다. 최근 이어지는 사건사고나 대형 재난 등과 관련한 예산 편성도 두드러진다.

'생활 체감형'을 앞세운 MZ 세대 예산은 고용·교육·복지 등 전방위로 걸쳐있다. 정부는 만 34세 이하 구직 청년이 정보처리기사·산업안전기사 등 493개 국가기술자격시험(산업인력공단 수행)을 칠 경우 응시료 50%를 깎아주기로 했다(연 3회 한도). 대상은 약 56만명이며, 1인당 평균 4만3000원의 감면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업 등 '빈 일자리'(미충원 상태로 인력난이 심각한 일자리) 10개 업종에 취업하는 청년에겐 장려금을 지급한다. 취업 청년 2만4000명에게 취업 3·6개월 뒤 각각 100만원을 주는 식이다.

가족을 돌봐야 하는 청년을 위한 예산도 신설된다.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인 이들의 학습 애로, 신체·정신 건강 개선을 위한 '자기돌봄비'를 분기당 50만원 지원한다. 이 돈은 청년 본인의 의료·문화·교육비 용도로 쓸 수 있다. 또한 대학생 식사비 부담을 줄여주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 대상은 올해 234만명에서 내년 397만명으로 늘어난다.

고등학생들이 국가기술자격시험 실기 시험을 앞두고 실습 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등학생들이 국가기술자격시험 실기 시험을 앞두고 실습 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층이 주축인 군 장병의 혹서기·혹한기 대비 예산도 추가된다. 병영 환경 개선과 사기 진작 차원에서 내년 얼음정수기 1만5000대가 전 부대에 새로 보급될 예정이다. '깔깔이'라고 불리는 방한 내피를 대신해, 기존 군 간부에게만 지급되던 플리스형 스웨터를 전 장병에게 보급한다. 또한 병사 봉급(내일준비지원금 포함)은 병장 기준으로 올해 월 130만원에서 내년 165만원으로 26.9% 인상된다.

그 밖엔 노후화되고 편의 시설이 부족한 산업단지의 환경 개선 사업인 '산리단길 프로젝트'가 적극 추진된다. 산업단지와 젊은 층이 많이 찾는 '경리단길'을 합쳐 만든 신조어로, 청년 친화형 산단으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를 담았다. 정부는 예산 1152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청년 근로자를 위한 기숙사형 오피스텔, 청년문화센터 등을 확충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노후 산단 내 청년 근로자에게 과거 같은 소액 교통비 (지급) 개념이 아니라 실제로 일하거나 살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 달에 21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0% 할인(청년 30%, 저소득층 53%)을 받을 수 있는 지하철·버스통합권인 '케이패스'(K-PASS)가 내년 7월 도입된다.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는 차원이다.

'이민 확대' 등 윤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물린 다문화 가족 지원 예산도 늘어난다. 우선 저소득 다문화 가정(중위소득 50~100%)의 자녀 6만명에게 교육활동비를 지원하는 예산 168억원이 신설됐다. 초·중·고교생에 연 40만원, 50만원, 60만원씩 지급해 사회적 격차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대학생 멘토링 지원 인원은 올해 4000명에서 내년 8000명으로 두 배 확대된다. 이는 다문화 아동의 학교생활 적응 등을 돕는 취지다.

사건사고나 재난 예방 등과 연계된 예산 역시 확대된다. 국가 하천 정비, 홍수 조절용 신규 댐 건설을 비롯한 수해 대응 예산이 올해 5조1000억원에서 내년 6조3000억원으로 24.3% 증액된다. '마약과의 전쟁'에 나선 정부는 예산 14억원을 투입해 24시간 마약 상담 콜센터를 신설한다.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사회복귀 지원 사업도 새로 생긴다. 심리 상담과 공동거주공간 생활 지원, 가족 간 자조 모임 등이 이뤄질 예정인데, 지원 대상은 청년 320명·가족 640명이다. 차량형 응급실인 '닥터카' 한 대를 새로 도입하고, 닥터헬기는 8대에서 9대로 확대하는 등 의료 인프라 강화도 챙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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