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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스쿠터 급성장한 인도…완성차 업체들도 달려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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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언수 현대자동차 부사장(왼쪽)과 아시프 카트리 GMI 부사장이 지난 16일 현대차 인도법인 사옥에서 현대차의 GM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김언수 현대자동차 부사장(왼쪽)과 아시프 카트리 GMI 부사장이 지난 16일 현대차 인도법인 사옥에서 현대차의 GM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인도에서 이륜·삼륜차를 중심으로 전기차의 인기가 높아지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현지 맞춤형 제품을 내놓고 있다.

27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인도에서는 전기스쿠터가 ‘전기차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대기오염원인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전기스쿠터 보급을 적극 홍보한 데다 보조금을 받으면 1000달러(약 132만원) 안팎에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소비자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CNN은 현지 전기스쿠터 스타트업 ‘아더에너지’를 소개하며 “이 업체는 2020년엔 월 2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월 1만5000대 이상을 거뜬히 팔며 매출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90초에 한 대씩” 생산할 정도로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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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기스쿠터 판매량이 늘면서 덩달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동화 차량을 내세워 인도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인도에선 지난해 476만 대의 신차가 팔렸는데, 중국(2320만 대)과 미국(1420만 대)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인구가 14억2800만 명으로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지만 가구당 자동차 보유율은 8.5%(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2021년 기준)에 불과해 잠재력도 크다.

전기차 판매량도 2020년 12만2607대, 지난해 105만4938대 등 점점 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신차 판매량의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놓고 각종 전기차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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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현지 업체 마루티에 이어 현지에서 2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현대차 인도법인은 미국 GM이 보유한 ‘GM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했다. 이곳에서는 현지 맞춤형 내연기관차 생산에 집중하고, 기존 타밀나두주(州) 첸나이에 있는 공장에 전기차 라인을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타밀나두주에 향후 10년간 2000억 루피(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간 인도에 진출하지 않았던 미국 테슬라도 발을 뻗었다. 지난 6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모디 총리를 직접 만난 이후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현재 테슬라는 인도에 연간 5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모디 정부와 협상 중이다. 인도 측은 테슬라 공장 유치를 위해 전기차 수입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일본 도요타도 벼르고 있다. 2030년까지 인도에서 전기차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전기차 6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스즈키와 손잡고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밖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인도에 790억 엔(약 7100억원)을 투자해 현지 시장에 선보일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각각 인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벤츠는 향후 1년 반 내에 인도에서 전기차 3~4종을 새로 출시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선 전국 단위의 충전 인프라 구축이 변수다. 인도 정부가 2019년부터 전국 곳곳에 전기차 충전소 수천 개를 설치 중이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CNN은 “인도 당국은 현재 25개 주, 68개 도시에서 충전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있지만 인도에는 도시가 수천 개 있고 농촌은 더 넓다”며 “훨씬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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