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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 호조에 기준금리 '정점' 논쟁…Fed 정책 불확실성 여전

중앙일보

입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가운데)이 지난해 8월 열린 중앙은행 연례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가운데)이 지난해 8월 열린 중앙은행 연례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기준금리 '정점'이 어디인지를 두고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분명한 징후로 Fed 인사들이 긴장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목표치인 2%를 웃돌게 하는 수요를 잠재울 만큼 충분한 조처를 했는지 Fed 내부에서 치열한 논쟁이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Fed의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25∼5.50%로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미국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날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상당 기간 금리를 동결할 필요가 있지만, 정점이 정확히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당장 신호를 줄 수 없다"며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의 회복력에 놀랐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물가상승률 지표가 급반등하거나 점진적인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 성장세가 가속화되면 더 높은 금리 수준이 요구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현재 우리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며 "Fed의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빨리 내려가면 (금리를) 더 빨리 인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해 FT는 "Fed 인사들은 최근 미국의 차입 비용 급증을 평가하고 있는데, 경제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친다고 여겨질 정도로 금융 여건이 긴축했기 때문"이라며 "Fed가 추가 긴축을 해야 할 필요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중립금리' 논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부양하거나 침체에 빠뜨리지 않는 이상적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의 높은 경제 성장세, 재정 적자,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미국의 중립금리가 구조적으로 높아졌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립금리가 높아지면 긴축 효과가 충분하지 않게 돼 '금리 정점'에 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시장은 관심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입’에 쏠리고 있다. 파월 의장은 25일 오전 10시 5분(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시장뿐 아니라 한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사명을 강조해 시장에 이른바 '파월 쇼크'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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