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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타고 다니냐" 그만…지하철 없는 울산 '수소트램' 생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울산 수소 트램 모형. 울산시가 도시철도 사업 설명용으로 제작했다. 김윤호 기자

울산 수소 트램 모형. 울산시가 도시철도 사업 설명용으로 제작했다. 김윤호 기자

울산 수소 트램이 도심을 내달리고 있는 모습의 조감도. 자료 울산시

울산 수소 트램이 도심을 내달리고 있는 모습의 조감도. 자료 울산시

국내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지하철(도시철도)이 없는 울산시가 '트램(노면전차)'을 설치한다. 울산시는 23일 울산 도시철도 1호선 건설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997년 7월 광역시 승격 후 26년 만에 도시철도 사업을 추진할 근거를 마련했다.

울산시가 계획 중인 도시철도 1호는 '전국 최초 상용, 대중교통'이라는 이름표가 붙는 친환경 '수소 트램'이다. 트램은 도로에 레일을 설치하고 운행한다. 주로 전기나 배터리를 에너지로 쓴다. 하지만 울산 트램은 수소를 열차 탱크에 담아 전기로 바꿔 움직인다. 공해·소음·진동이 거의 없다고 한다.

2029년 준공, 3297억원 '수소 트램' 

23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울산시청에서 울산 도시철도 1호선 관련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23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울산시청에서 울산 도시철도 1호선 관련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울산시는 3297억원 들여 태화강역(울산 도심)∼신복로터리(울산IC 인근) 총연장 10.99㎞ 구간에 트램(15개 정거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착공은 2026년, 준공은 2029년으로 잠정 결정했다. 현대로템이 만드는 트램은 5량이며 총 길이는 35m(승객 245명)쯤 된다. 하루 이용객(추정)은 2만4000여명이 될 전망이다. 한번 충전으로 200㎞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울산시는 내다봤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도시철도 사업을 통한 대중교통 혁신은 울산시민의 염원"이라며 "수소 트램 사업을 통해 시내버스뿐인 대중교통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고, 도시 공간 구조를 개편하고 도시경관까지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 도시철도 사업 구간도. 자료 울산시

울산 도시철도 사업 구간도. 자료 울산시

울산시는 수소 트램 실주행(2500㎞) 실증사업이 다음달부터 지역에서 시행되고, 수소차 2700여 대가 운행 중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또 수소 배관이 도심에 잘 깔렸고, 2020년 기준 울산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11.6%로 광역자치단체 중 꼴찌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런 점을 내세운 게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라며 "도시철도를 4호선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에 도시철도가 없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철도가 없으니, 고래 타고 다니냐'는 밈(meme)이 나돌고 있다. 울산시는 2005년부터 도시철도 건설을 여러 번 시도했다. 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올랐지만, 경제성 부족 등 때문에 탈락했다.

지하철 못 만들어…지하 산업 배관 촘촘  
울산은 지하철 공사가 힘든 도시라고 한다. 중화학공업 관련 업체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에 연결하는 LPG 등 가스나 석유 이동을 위한 배관이 울산 지하에 촘촘히 깔려있다.

그렇다고 도시환경이 트램에 적합하지도 않다. 호텔·백화점·고층빌딩 등이 몰린 시내 중심가는 도로 폭이 좁아 트램 건설이 쉽지 않다고 한다.

울산 도시철도 계획안이 담긴 보드판. 자료 울산시

울산 도시철도 계획안이 담긴 보드판. 자료 울산시

울산시는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노선을 조정하고, 수소 트램을 도입하되 배차 시간까지 기존 5분에서 10분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램은 전국 20여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 구간 트램은 지난 4월 착공했다. 위례신도시 트램은 총연장 5.4㎞에 정거장 12곳(환승역 3곳), 차량기지 1곳이 건설된다.

대전시는 도시철도2호선 트램을 2024년 착공할 예정이다. 대전시는 올해 말까지 사업비 적정성 재검토와 업체 선정을 마치고 2028년쯤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애초 승인받은 7492억원보다 6599억원 늘어난 1조4091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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