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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美 은행 5곳 신용등급 하향…"은행업계 전망도 부정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은행 5곳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미 은행업계 전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에 사람들이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신화통신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에 사람들이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신화통신

21일(현지 시간) 로이터ㆍCNBC 등에 따르면 S&P글로벌은 키코프ㆍ코메리카뱅크ㆍ밸리내셔널뱅코프ㆍUMB파이낸셜코프ㆍ어소시에이티드뱅코프의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자금 조달 위험과 대규모 예금 유출, 높은 이자 지급 비용 등이 신용등급 하향 이유로 꼽혔다. S&P는 또 S&T은행과 리버시티은행의 등급 전망도 높은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를 이유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S&P는 평가 은행들 중 90%는 전망이 안정적이지만, 나머지 10%에 대해선 부정적이며, 전망이 긍정적인 은행은 없다고도 밝혔다. S&P는 “많은 예금자가 자산을 고금리 계좌로 옮기면서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했다”며 “예금이 감소하면서 은행의 유동성은 낮아졌고, 유동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증권 가치는 하락했다”고 밝혔다.

S&P의 이번 조치는 이달 초 무디스가 지역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뉴욕멜론은행ㆍ스테이트스트리트ㆍ노던트러스트 등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약 2주만에 나온 것이다.

이는 최근 고금리로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상업용 부동산이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시작된 은행업계의 혼란 이후 많은 지역은행이 자금 인출을 막기 위해 예금에 대해 높은 이자율을 적용했고, 이는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CNN비즈니스는 설명했다.

부동산업체 CBRE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 주요 도시 사무실 공실률은 17.8%로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12.2%)보다 5.6%포인트나 높았다. 미국 오피스 빌딩 평균 가격도 지난해 초보다 25%가량 하락했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공실률이 늘면 부동산 업체 등에 돈을 빌려준 은행도 부실채권이 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시중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34%로 2007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한다면 은행의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은행권 불안에 미국 S&P500 은행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8%가량 하락했다.

이에 시장은 24~25일 열리는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을 앞두고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스토니브룩스 대학의 스테파니 켈톤 교수는 "평소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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