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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경제특강 100만뷰 돌파…급한 與, 수도권 차출론 또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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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월 15일 오전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경제성장 이끄는 법무행정과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정책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월 15일 오전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경제성장 이끄는 법무행정과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정책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진행한 ‘경제 특강’ 유튜브 영상이 조회수 100만회를 넘으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장관은 지난달 15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제주 한 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경제성장 이끄는 법무행정과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로 약 40분간 강연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기업인 50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막힘없이 자신의 견해를 풀어냈다. 법무부 유튜브 채널 ‘법TV’에 강연 영상이 올라갔는데, 21일 오후 7시까지 조회수 104만여 건을 기록했다.

이는 다른 부처 장관에 비하면 이례적인 숫자다. 법조인 출신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장관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보여주는 숫자”라며 “대중은 단순히 ‘법무부 장관 한동훈’이 궁금한 것에서 나아가 ‘한동훈이 경제문제를 얼마나 잘 아는가’가 궁금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장관은 강연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농지개혁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며 “대부분 농민이 내 땅을 가질 수 있는 것을 기대하게 된 상황에서 농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나라를 지키게 된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이승만 재조명’ 이슈와 자신의 경제관점을 함께 풀어낸 셈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월 15일 오전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월 15일 오전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높이 사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원래 ‘한 장관은 검사’라는 시각이 있었는데, 강연을 통해 상당한 경제지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했다.

최근 한 장관은 이민청 설립이나 사법입원제 도입 등 다양한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여권 인사는 “한 장관이 최근 자문그룹을 만들어 수시로 조언을 듣는다고 들었다”며 “국민 관심사가 큰 사안에 대해서 자주 풀어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야당을 겨냥한 비판을 거둔 것은 아니다. 한 장관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국가 폭력’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본인(이 대표) 수사 과정에서 몇 분이나 돌아가셨는지 생각해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부의 ‘이재명 방탄’ 논의에는 “국민이 피곤하고 지루하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장관의 지지율도 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한국갤럽이 5월 30일~6월 1일 실시한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장관은 11%로 이재명 대표(22%)에 이은 2위였다. 홍준표 대구시장(5%), 오세훈 서울시장(4%),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2%), 유승민 전 의원(1%) 같은 여권 기존 대선후보군보다 높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월 2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최강욱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월 2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최강욱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그래서 최근 수도권 위기론이 불붙은 여권에서는 ‘한동훈 차출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내년 4·10 총선 승리를 좌우하는 수도권(전체 지역구 253석 중 121석) 승리를 위해서는 한 장관이 후보로 나서서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총선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을지 결정되는 만큼, 현 정부 핵심이자 간판인 한 장관이 직접 등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도 읽힌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우리 진영에서는 한 장관의 인기가 높지만, 중도층은 아직 한 장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야당 의원과 지나치게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고 ‘그들과 괜히 엮이지 말았으면 한다’는 우려도 있다”고 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미지를 가장 많이 투영하고 있다는 점이 그간 한 장관에게는 큰 장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면 동시에 한 장관의 지지율도 떨어지는 ‘커플링’ 현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 장관에게는 대통령과의 관계가 부채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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