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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으로 돌아가자”…데뷔 감성 되살린 악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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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1일 네 번째 싱글 ‘러브 리’를 발매한 남매 듀오 악뮤. 발랄하고 유쾌한 데뷔 초 악뮤 감성을 또다시 선보인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21일 네 번째 싱글 ‘러브 리’를 발매한 남매 듀오 악뮤. 발랄하고 유쾌한 데뷔 초 악뮤 감성을 또다시 선보인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10년 전으로 돌아가자. 더 이상의 도전은 싫다고 선언했어요.”(이수현) 남매 듀오 ‘악뮤(AKMU·악동뮤지션)’가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장착하고 돌아왔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해프닝’ ‘낙하’ 등 깊고 진한 감성의 곡을 선보였던 바로 그 모습이다. 21일 발매한 네 번째 싱글 앨범 ‘러브 리(Love Lee)’에는 ‘200%’(2014) 때처럼 발랄하게 사랑을 고백하던 악뮤의 감성이 담겼다.

오빠 이찬혁(27)이 작사·작곡한 타이틀곡 ‘러브 리’는 어쿠스틱 사운드에 유쾌한 구애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다. 직설적이고 재치있는 노랫말을 동생 이수현(24)이 청량한 보컬로 표현했다. 뮤직비디오에서 두 남매는 각각 사랑에 빠진 남자와 큐피드로 등장해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악동다운 투샷’이 반갑기까지 하다. ‘러브 리’를 상큼한 딸기 맛 아이스크림에 비유한 남매는 “저희의 초기 음악 스타일을 기다렸을 팬과 대중에게 주는 선물 같은 노래”라고 입을 모았다.

악뮤가 데뷔 초 모습으로 돌아가기로 한 데는 이수현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이날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수현은 “오빠의 음악 색깔을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 달라고 했다”며 “거의 처음으로 오빠가 내게 전적으로 맞춰준 앨범”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 같이 가볍고 기분 좋게 부를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며 “오랜만에 예전 악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노래를 하니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 같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찬혁은 “하고 싶은 것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나이 들기 전에 상큼하고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곡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앨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제가 주도해서 (악뮤가) 실험적인 음악을 많이 했는데, 그러면서 점차 수현이가 이전보다 음악을 덜 즐기게 되는 걸 느꼈다”며 “아마 ‘다이노소어’(2017) 때부터였던 것 같은데, 수현이가 (노래를) 부르기 어려워하고 또 힘들어했다”고 미안함을 표시했다.

실제로 이수현은 2년 전 한 방송에서 “음악이 싫어져 은퇴까지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관련해 이찬혁은 “수현이의 슬럼프에는 내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음악에 녹이고 싶은 것을 어렵게 밀고 나갔기 때문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또 “이번 앨범 준비를 하며 어느 때보다 즐겁게 작업하는 동생 모습을 봤다”며 “과거엔 악뮤 활동을 통해 (개인적인) 음악 욕심까지 모두 표출해야 했는데, 이제는 솔로 활동과 다른 프로젝트성 앨범이라는 (별도) 창구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찬혁은 첫 솔로 앨범 ‘에러’를 발매하면서 이찬혁 비디오 프로젝트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선보였다. 그는 “악뮤의 공백기는 2년이지만, 저는 그사이에 솔로 앨범을 내며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며 “자연스럽게 악뮤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점점 윤곽을 잡아나갔다. 악뮤를 통해선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싱글 앨범에 ‘후라이의 꿈’이라는 곡을 실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 곡은 9년 전 악뮤 공연 당시 게스트였던 아이유가 불러 세상에 알려졌다. 달걀 후라이를 의인화한 가사에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간 팬들의 음원 발매 요청이 끊이지 않았고, 이번 앨범에 담게 됐다. 이수현은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부른 영상이 퍼지면서 감사하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그냥 가만히 흘러갈래’ 같은 이 노래 가사가 최근 제 마음가짐과 정말 잘 맞는다고 느껴져 지금이 적절한 발매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발하고 신선한 음악으로 대중을 놀라게 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속 남매는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앞뒀다. 이수현은 “남매 듀오이기 때문에 저희 둘의 인생과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다는 게 다른 그룹에는 없는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번 활동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주고 또 많이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찬혁은 “(10년 전에는) 사람들이 우리를 왜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마냥 노래했다면, 여러 장르를 해보니 이제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며 “더 프로답고 성숙한 마음가짐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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