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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 막아라" 잇따른 흉기 난동에 개학 앞둔 학교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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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초등학교 정문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초등학교 정문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개학을 맞은 초·중·고교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교내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면서 교육 당국은 학교 출입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21일부터 이번 주중에 전국 대부분 학교가 개학을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18일까지 전국 중학교 79%, 고등학교 72%가 이미 개학했다. 초등학교는 28%만 개학했지만 이번 주에 절반 이상이 새 학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먼저 개학한 학교에서는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달 초 대전 한 고교에서는 20대 남성이 침입해 교사를 흉기로 찔렀다. 18일에는 경기 성남시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교무실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는 소동이 있었다.

교사들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흉기로 인해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교육부의 교권 보호 대책에 학교 출입 절차 안정성 강화 방안과 함께 흉기·인화물질 등 위험요소 제거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승찾기'도 중단, 안전지킴이 추가 배치

4일 오전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20대 남성이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건현장인 학교에 출동해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4일 오전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20대 남성이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건현장인 학교에 출동해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각 시·도교육청은 개학을 앞두고 학교 출입 관리 강화에 나섰다. 피습 사건이 있었던 대전시교육청은 ‘스승찾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스승찾기는 교사의 이름을 검색하면 현재 재직 중인 학교를 확인할 수 있어 교사와 옛 제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학교를 피습한 20대 남성은 이 서비스를 통해 피해 교사의 정보를 알아냈다. 교육청은 개학 전 ‘학교안전 특별 점검주간’을 운영해 관내 학교 322곳의 학교 안전 현장을 점검했다.

경기와 서울은 학교 안전 인력을 늘리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외부인 출입을 관리하는 ‘학교안전지킴이’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현재 유·초·중학교에 학교안전지킴이를 2명씩 배치했는데, 내년부터 인력과 배치 시간을 늘린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치구와 협약을 맺고 학교 시설 관리 인력인 ‘스쿨매니저’를 두기로 했다. 스쿨매니저는 체육관이나 운동장 등 시설물을 개방한 학교에 배치돼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개방시간 이후에는 시설물을 점검하고 청소를 맡는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7일 서대문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성북구·은평구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강원·부산교육청 등은 신분증 확인, 관리 대장 작성, 방문증 발급 등 외부인 출입 절차를 엄격하게 따르라고 일선 학교에 지시했다. 강원도교육청은 “내부 CCTV, 비상벨, 출입문 자동 잠금장치 등의 보안시스템을 더욱 강화겠다”고 밝혔다.

학생 흉기 소지는 어떻게…“소지품 확인해야”

교원단체들은 일과 시간 외에 학교를 완전 폐쇄하고 전문 보안인력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의 ‘학교 출입증 및 출입에 관한 표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외부인이 학교에 방문하려면 신분을 확인받고 방문증을 발급받는 등의 절차를 따라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다.

외부인 뿐 아니라 학생이 흉기를 소지하고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반복되는 만큼 소지품 검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총은 “학교는 학생이 흉기나 인화물질 등 위험물질을 소지해도 사전 파악이 어렵고 사안 발생 후 알 수밖에 없다”며 “수업 중 외부인 출입 절차 강화를 비롯한 학생·교실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에 위험한 물품을 조사하고 분리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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