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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받아봐야 하나" 일본서 갑자기 늘어난 매독…한국은?

중앙일보

입력

최근 성병 중 하나인 매독 환자가 급증해 일본에 비상이 걸리면서 국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교롭게 국내 매독 환자를 포함한 성매개감염병이 전년보다 8%가량 늘었다는 보건당국 통계가 공개되면서 일본 유행과의 연관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에선 지난해부터 매독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았다. ‘역대급’ 속도로 환자가 불자 도쿄도에서는 3월부터 익명으로 매독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무료 검사소를 설치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전문가를 인용해 다양한 원인을 내놨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면서 SNS와 데이트 앱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와 성행위를 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국경 문을 걸어 잠그는 등 방역 조치가 강화된 이후로도 매독 환자가 급증했다는 점을 들어 해외 유입보다는 국내 감염 확산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일본 매독 증가에 한국인들 걱정 커져 

이웃나라 소식이 퍼지면서 SNS 등에서는 “일본 여행 중 유흥업소를 들렀거나 출장을 다녀온 사람은 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질병관리청이 17일 공개한 성매개감염병 통계에서 환자가 는 것으로 나오자 우려가 더 커지는 분위기다.

매독균 이미지. 사진 질병관리청.

매독균 이미지. 사진 질병관리청.

질병청은 현재 매독을 포함한 성매개감염병에 대해 일부 의료기관을 통해 표본 감시를 하고 있다. 일종의 샘플 검사다. 올해 7월까지 7개 성매개감염병(매독, 임질, 클라미디아감염증, 연성하감,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 사람유두종바이러스감염증(HPV)) 발생이 1만897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만7516건)보다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한 달간 발생한 3119건의 성매개감염병을 종류별로 보면 HPV 감염증이 1162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성기단순포진 991건, 클라미디아감염증 556건, 첨규콘딜롬(성기 사마귀) 290건, 임질 85건, 매독 33건, 연성하감(성기 물집) 2건 등인데, 첨규콘딜롬과 매독을 제외하곤 모두 6월보다 감소했다. 매독은 6월 33건과 동일했는데 7월까지 6개월간 누적 환자는 20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89건)과 비교하면 10% 증가한 것이다.

통계는 매독 증가…질병청, “일본과는 다른 상황”

질병청은 “일본과 우리나라는 다른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일본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갑자기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며 “그런 흐름은 보이지 않아 일본과 우리나라 유행의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전수 조사가 아니라 추세를 보는 것일 뿐 표본 감시만으로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9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는 도쿄 아사쿠사 나카미세 쇼핑거리.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AP=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는 도쿄 아사쿠사 나카미세 쇼핑거리.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AP=연합뉴스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고 필요시에는 선제 대응하겠지만 과하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질병청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성관계, 익명 또는 다수 상대와의 성접촉을 자제하는 게 좋다”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에서 바로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매독은 매년 전 세계에서 600만명 이상 감염되는 가장 흔한 성병 중 하나다. 질병청에 따르면 매독은 매독균 감염에 따라 발생하는 성기 및 전신 질환이다. 성접촉, 수직감염, 혈액 등으로 전파된다. 1기 또는 2기 매독 환자와 성접촉했을 때 약 50%가 감염된다고 한다. 1기에선 경성하감(단단한 무통성 궤양)이 특징적인 병변이 나타난다. 균이 침입한 부위에 통증이 없는 구진, 궤양이 발생해 2주~6주 후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2기 매독은 감염 6주~6개월 후에 발생해 열, 두통, 권태감, 피부병변(반점 구진 등), 림프절 종대 등의 있을 수 있다. 이후 찾아오는 3기 매독은 중추신경계, 뼈, 심장 등 다양한 장기에 균이 침범하며 동맥염, 뇌 신경 매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신부가 감염되면 자궁 내 수직감염으로 태아감염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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