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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청년' 최인호 청년문화상 제정...1회 수상자 김애란 작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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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최인호 [중앙포토]

소설가 최인호 [중앙포토]

“고전이 무너져 간다고 불평하지 말고 대중의 감각이 세련되어 가고 있음을 주목하라.”
소설가 최인호(1945~2013)가 1974년 한 일간지에 기고한 ‘청년문화 선언’ 일부다.
『별들의 고향』,『고래사냥』등 청년문학의 아이콘 최인호 10주기를 맞아, '최인호 청년문화상'이 제정됐다. 최인호 청년문화상 제정추진위원회(위원장 이장호)는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제1회 시상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제1회 수상자는 소설『바깥은 여름』,『두근두근 내 인생』등을 쓴 김애란 작가가 선정됐다. 위원회 측은 “김애란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청년세대 감수성을 누구보다 개성있게 드러냈다. 청년세대에게 명랑과 희망을 주는 작가”라며 “최인호 선생처럼 김애란도 여러 영화(‘두근두근 내 인생’,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원작 작가이기도 하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영원한 청년 작가이자,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소설가 최인호의 흔적을 기린 선정이다.
이번 심사는 심사위원장인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교수를 비롯해 강유정 영화평론가, 김태훈 음악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임진모 음악평론가, 극작가 겸 연출가 홍창수 고려대 교수 등이 맡아 7월부터 약 한 달간 진행했다. 김애란 작가는 “작품이 아닌 (청년문학이라는) ‘시간’에 주는 상은 처음”이라며 “최인호 선생은 작품을 오래 쓰셨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셨다. 그 보폭과 힘을 배우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1회 최인호 청년문화상 제정 간담회가 1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제정추진위원회 위원장 이장호 감독(우측 두번째), 위원 배창호 감독 등이 참석했다. 나원정 기자

제1회 최인호 청년문화상 제정 간담회가 1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제정추진위원회 위원장 이장호 감독(우측 두번째), 위원 배창호 감독 등이 참석했다. 나원정 기자

최인호는 서울고등학교 2학년 때 단편 ‘벽구멍으로’(1963)로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스물여덟에 연재한 소설 『별들의 고향』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를 이장호 감독이 영화화해 젊은 세대에 인기를 끌었다. 배창호 감독의 영화 ‘깊고 푸른 밤’(1986) 각본을 맡아 아시아영화제 각본상을 받고, 영화 ‘걷지말고 뛰어라’(1976)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호스티스 작가’, ‘퇴폐주의 작가’, ‘상업주의 작가’라는 비판에 기고문 ‘청년문화 선언’으로 맞섰다.
이번 상의 제정추진위원이자, 그의 원작 영화 6편을 만든 배창호 감독은 “(일각에서) 1970년대 청바지, 기타, 장발 같은 문화현상을 퇴폐문화로 매도하자, 최 작가가 청년문화 화두를 일으켰다. '고래사냥' 가사에 특히 잘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제정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장호 감독은 “최인호가 청년문화 선언을 들고 나온 것은 저희가 위축된 때였다. 기성세대가 우월했던 시대에 그의 선언 덕에 청년끼리의 문화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위안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젊은 세대에 의해 모든 소비와 유행이 이뤄지고, 청년들이 기가 죽어있진 않은 것 같다. 이런 때에 청년들이 스스로의 문화 위상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청년들의 자존심, 자신감을 다시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이번 상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부끄럽게도 그동안 청년문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잘 몰랐는데, 저 같은 (기성세대) 사람이 세상을 다시 보고 청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제가 '고래사냥'으로 유명한 영화 '바보들의 행진'(1975)의 한 장면. 영화에 들어간 또 다른 노래 '왜 불러' '날이 갈수록'도 히트했다.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주제가 '고래사냥'으로 유명한 영화 '바보들의 행진'(1975)의 한 장면. 영화에 들어간 또 다른 노래 '왜 불러' '날이 갈수록'도 히트했다.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제1회 최인호 청년문화상 수상 상금은 1000만원이다. 다음달 22일 시상식 다음날인 23일엔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주최하는 '최인호 특별상영회'가 서울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진행된다. 최인호 원작, 하길종 감독의 영화 ‘바보들의 행진’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갖는다. 게스트로 김애란 작가, 이장호‧배창호 감독,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이 참석하고, 진행은 강유정 평론가가 맡는다.

제1회 최인호청년문화상 제정 #소설가 김애란 첫 수상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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