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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페널티 없어 코인·돈봉투 나왔나” “혁신안 불리하다고 반대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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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도서관에서 당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도서관에서 당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친(親)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가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혁신안 수용 여부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민주당은 16일 오후 세 시간 동안 의원총회를 열었다. 채수근 상병 사망 관련 외압 의혹 특검법과 잼버리 부실 운영 국정조사 추진 등 8월 임시국회 전략이 공식 안건으로 올랐지만 의총은 혁신안 찬반 격돌로 흘렀다.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 배제 등 강성 지지층 요구가 혁신안에 전폭적으로 반영되면서 이를 둘러싼 당내 이견이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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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회의에서 비명계는 “지금은 혁신안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앞다퉈 주장했다. 홍영표·전해철 의원은 “혁신위가 무슨 권위가 있나. 대의원제 개편이 지금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미 확정된 내년 총선 공천 룰을 혁신위가 건드린 데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선출직 공직자 평가 결과 하위 30%에 경선 득표의 20~40% 페널티(감산)를 주자는 혁신위 제안에 대해 조응천 의원은 “우리가 (현역 의원) 감산을 못해서 돈봉투나 코인 문제가 생겼나.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장도 친명계 아닌가”라며 “혁신안 때문에 윤석열 정부 실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훈 의원은 “민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지도부뿐 아니라 책임 있는 모든 사람이 내려놓고 책임져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 용퇴론’도 꺼냈다.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왼쪽)가 국회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박광온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왼쪽)가 국회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박광온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친명계 의원들은 즉각 “의원 전체가 사퇴하자는 거냐”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맞받아치면서 한때 소란도 일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가 마치 혁신안을 뒤에서 조정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 부분을 분명히 바로잡았다”며 “(혁신위 구성은) 박광온 원내대표 당선 이후 첫 쇄신 의총에서 의원들이 요구한 것인데, 혁신안이 불리하다고 반대하면 어떡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발언한 의원 20명 정도 가운데 혁신안 토론보다는 윤석열 정부 실정과 싸우는 대여 전략 논의가 훨씬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전했다. 친명계 내부에서는 “비명계가 조직적으로 전략을 짜고 들어왔다”는 의구심도 제기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안건으로 혁신안이 올라온 것도 아니었는데, 발언을 사전에 정리하고 나온 것 같았다”고 했고, 다른 의원은 “듣다가 도저히 못 듣겠어서 중간에 나왔다”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의원 워크숍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갈등을 가라앉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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