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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가격 반등에 전력 단가도 상승세…한전 적자 탈출 '불안'

중앙일보

입력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한 가운데, 한국전력이 발전 사업자에 전력을 사들이는 전력 정산단가도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올 3분기 '적자 탈출' 전망이 나오는 한전에 큰 불안 요인이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직격탄으로 경영 실적이 크게 흔들린 한전의 적자 폭은 꾸준히 줄어드는 양상이다. 지난 11일 한전이 발표한 2분기 영업손실은 2조2724억원이다. 9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에 이 기간 누적 적자도 47조원을 넘겼지만, 지난해 4분기(-10조8209억원) 이후 감소세가 이어진 게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선 향후 적자 개선을 넘어 흑자 전환까지 내다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1조852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전의 전력 판매가보다 구입가가 더 높은 '역마진' 상황이 5~6월 들어 해소됐기 때문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세, 전기요금 인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0분기 만의 적자 탈출까진 갈 길이 멀다. 전력 발전에 중요한 LNG 가격이 오르는 게 대표적이다.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동북아 LNG 가격 지표(JKM)는 지난 5~6월 100만 BTU(열량단위)당 9달러대로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11달러대로 상승했다. 지난주 호주 LNG 공장 근로자들의 파업 계획 소식에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4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정산단가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역마진 구조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정산단가는 ㎾h(킬로와트시)당 146.6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 올랐다. 올해 정산단가는 3월(169.5원)에 정점을 찍은 뒤 5월까지 계속 줄다가 6~7월 두 달 연속 올랐다. 저점이었던 5월과 비교해 7월 단가는 24% 가까이 오르면서 반등세가 뚜렷하다.

지난 7일 경기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지난 7일 경기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특히 국제 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면서 LNG 시세와 전력 단가도 추가 상승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LNG 가격이 전기요금에 늦게 반영되는 걸 고려하면 5월 저점 아래로 단가가 떨어지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전력 판매가를 끌어올릴 전기료 추가 인상은 내년 총선 등으로 당분간 쉽지 않다.

한전의 흑자 전환이 늦어지면 채권 시장 교란, 전력 생태계 고사 등 부작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전 측은 "올 상반기 적자로 연말 대규모 적립금 감소, 향후 자금조달 제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글로벌 수요 증가로 LNG·석탄 가격은 당분간 오를 것으로 본다. 이대로 가면 3분기 흑자는커녕 적자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면서 "전기료 인상이 쉽지 않은 만큼 가스 비축량을 늘리는 등 발전용 연료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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