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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로 잡은 고객 락인? 넷플릭스, TV·PC용 게임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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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넷플릭스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이미지. 모바일뿐만 아니라 TV·PC에서도 클라우드 게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이미지. 모바일뿐만 아니라 TV·PC에서도 클라우드 게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진 넷플릭스]

글로벌 1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모바일 앱을 넘어 TV와 PC에서도 구독자들에게 넷플릭스 게임을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계정 공유 금지’로 크게 늘어난 구독자들을 플랫폼에 더 확실히 붙들어 두겠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14일(현지시간) 자사 뉴스 블로그에 “TV, 컴퓨터, 모바일 등 구독자들이 넷플릭스를 즐기는 모든 기기에서 게임도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넷플릭스는 캐나다·영국의 일부 구독자를 대상으로 TV용 게임 2종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 향후 수주 내에 넷플릭스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하는 PC 게임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TV용 게임 서비스를 위해 넷플릭스는 지난 9일 애플 앱스토어에 ‘넷플릭스 게임 컨트롤러’ 앱도 출시했다. 안드로이드용 앱은 아직 없다. TV에서 게임을 실행할 땐 스마트폰에 컨트롤러 앱을 다운로드하고, TV와 스마트폰을 연동하면 된다. 넷플릭스 게임이 지원되는 TV는 LG TV, 삼성 스마트TV, 구글TV용 크롬캐스트, 아마존 파이어TV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 등이다. 지원 기기는 추가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글로벌 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 대비 589만 명 증가해 총 2억3839만 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부터 시행한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이 효과를 봤다. 이번 게임 서비스 확대는 모여든 물고기를 락인(Lock-in, 붙들어 두기)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몰입도 높은 게임은 방문횟수 및 체류시간을 늘리기에 가입자 충성도를 높이는 콘텐트로 꼽힌다. 국내에선 커머스 앱 컬리가 ‘마이컬리팜’이라는 인앱게임(별도의 앱 설치 없이 기존 앱 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내놓으며 충성고객 확보에 나섰다. 출시 첫날인 1일과 지난 9일을 비교했을 때 마이컬리팜 이용자의 컬리앱 방문 횟수는 3배 가까이 늘었다.

넷플릭스는 2021년 7월 일렉트로닉 아츠(EA)와 페이스북 오큘러스를 거친 마이크 버듀를 게임 개발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준비했다. 같은해 11월부터는 무료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출시하며 게임 사업의 포문을 열었다.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 넥스트 게임즈 등 게임사도 차근차근 인수했다. 현재 70개의 모바일 게임이 넷플릭스 앱 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넷플릭스 게임의 특징은 영상 콘텐트로 흥행성이 검증된 오리지널 IP(지식재산)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오리지널 IP로 만든 게임이 성공할 경우, 플랫폼 수익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기묘한 이야기’ ‘나르코스’ ‘투핫’ 등이 모바일 게임 버전으로 나와 있다. 향후 ‘더 글로리’나 ‘좀비버스’ 같은 한국의 인기 오리지널 콘텐트도 게임으로 제작될지 주목된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일단 올해 40개의 게임이 출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전통 방송사들이나 일부 후발주자들이 하던 스포츠 중계로도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올 가을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스포츠 중계는 중계권료 등 거액의 투자에 비해 효용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애플TV 플러스가 10년간 미국프로축구(MLS)를 스트리밍하기로 하면서 리그에 지급하기로 한 돈은 매년 25억달러(약 3조34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애플TV 플러스의 매출이 애플의 분기 서비스 부문 매출(2분기 212억 달러)의 2%에 불과한 데 비해 투자가 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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