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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오르는 보트피플의 딸 릴리아 부

중앙일보

입력

릴리아 부. AP=연합뉴스

릴리아 부. AP=연합뉴스

릴리아 부(25)가 14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서리의 월턴 히스 골프장에서 끝난 AIG 여자오픈(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5언더파 67타, 합계 14언더파로 찰리 헐에 6타 차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135만 달러(약 18억원)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와 마지막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세계 랭킹 6위 릴리아 부는 이번 주 발표될 랭킹에서 1위에 오르게 된다. 롤렉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이 확정됐고 셀린 부티에에 이어 시즌 3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부는 이민자의 딸이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후 7년째 되던 1982년 릴리아 부의 외할아버지 딘 두는 목숨을 걸고 몰래 배를 만들었다. 릴리아 부의 엄마인 키유 튜이 등 가족을 태우고 떠날 배였다. 할아버지는 배에 태워달라는 마을 사람들의 요구를 하나도 거절하지 않아 54명 정원의 배에 82명이 탔다.

릴리아 부에 따르면 항해한 지 이틀 만에 과적으로 배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침몰 직전 다행히 미국 전함 USS 브루턴이 구조했다. 보트피플은 LA 인근에 정착했다. 손녀 릴리아 부는 1997년 태어나 UCLA를 다녔고 LPGA 투어 골프 선수가 됐다.

릴리아 부는 지난 4월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런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우승할 때 “경기할 때 나에 대해 분노가 끓어오르기도 했는데 할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US여자오픈에서 공동 2위였던 찰리 헐과 신지애(35)는 이번 대회에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부와 공동선두로 경기를 시작했다가 6타 차로 완패한 찰리 헐은 “내일 오전 10시부터 훈련하고 싶다. 내년에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때가 된 것 같다.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고 싶다. 손에서 피가 날 정도로 많은 골프공을 치고 싶다”고 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신지애는 합계 7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신지애는 2008년과 2012년 AIG 오픈의 전신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김효주. AP=연합뉴스

김효주. AP=연합뉴스

김효주와 양희영이 6언더파 공동 4위다. 김효주는 최근 7개 대회에서 두 차례 준우승하고 5차례 톱10에 진입했다.

신지은과 이정은은 1언더파 공동 16위, 유해란은 이븐파 공동 21위다. 세계랭킹 2위 고진영은 1오버파 공동 30위, 전인지는 김아림 등과 3오버파 공동 40위다.

한국은 지난해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전인지 이후 7개 대회 메이저 우승이 없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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