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에코프로·한화오션…MSCI 편입 발표날 주가 하락 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주가 상승’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장사가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자금이 몰리면서 주가가 오른다. 이같은 수급 흐름을 바꾼 건 개미(개인투자자)다. 편입 예상 종목을 미리 매수했다가 MSCI 편입이 발표되면 차익실현에 나서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어서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MSCI는 8월 정기 변경으로 한국 지수에 에코프로, 한미반도체, 한화오션, JYP엔터테인먼트 등 4개 종목을 편입하고, CJ와 이마트를 제외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전체 편입 종목은 104개로 두 종목이 늘었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다. 1년에 4차례(2·5·8·11월) 지수의 종목을 변경한다. 편입 종목은 전체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지수에 편입되면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들은 해당 종목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한다. 그만큼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된 종목엔 돈이 몰려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유진투자증권은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수요 규모는 에코프로가 1조2640억원으로 가장 많고, JYP엔터테인먼트(1970억원), 한화오션(1200억원), 한미반도체(1130억원) 등에도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추정했다.

‘편입’ 소식이 국내 증시에 전해진 첫날 성적표는 부진했다. 11일 코스닥 황제주(100만원 이상 고가주) 에코프로는 2.49% 하락했고, 한화오션 주가도 0.11% 내렸다. JYP엔터테인먼트도 장 초반엔 3.3%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반등해 1.97% 오르는 데 그쳤다. 편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한미반도체는 2.24% 올랐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MSCI 지수 편입 후 주가가 하락하는 흐름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8년부터 4년간 MSCI 편입된 32개 종목의 수익률(주가 상승률)은 편입 이벤트 후 13일 뒤 코스피 상승률보다 평균적으로 5% 더 뛰었다. 반면 지난해 신규 편입된 9개 종목은 같은 기간 평균 6% 하락했다.

‘MSCI 입성’ 효과가 깨진 건 똑똑한 개미들이 발 빠르게 편입 예상 종목에 투자한 뒤, 해당 종목이 지수 편입에 성공하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이 주로 MSCI 지수에 관심을 가졌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개인 투자자들도 미리 편입될 종목을 따져 투자한다”고 말했다.

MCSI 편입 발표일을 차익실현 기회로 삼는 외국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예측에 따른 사전매매’가 활발해지면서 MSCI 편입 이슈가 주가에 미리 반영되면서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월 카카오페이, 5월 KT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최근 MSCI 편입 종목의 외국인 수급 흐름을 보면 순매수 강도가 약해졌다”면서 “편입 전에 주가가 과열되다 보니 외국인들이 매수를 주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선 MSCI 지수에 편입될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가는 올해 11월 MSCI 한국 지수 정기 변경에선 SK텔레콤, 포스코DX, 현대오토에버 등이 새로 편입될 것으로 예측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