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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LPG 선박 건조할 수 있는 길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해사기구(IMO)의 107차 해사안전위원회(MSC)에서 LPG(액화석유가스) 추진선박 국제기준이 최종 승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승인된 LPG 선박 안전지침은 우리나라 해양수산부가 지난 2019년 6월 화물 컨테이너 운송 전문위원회(CCC)에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4년여간 논의됐다. 국제해사기구 195개 회원국들은 안전 기준에 대한 검토, 보완을 거쳐 친환경 LPG 선박 잠정기준을 확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를 대폭 줄일 수 있는 LPG를 친환경 선박용 연료로 주목해왔다. 2018년 제정된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LPG를 친환경 연료로 선정하여 정책 지원이 가능해졌다.

이후 친환경 LPG 선박 기술개발 및 실증을 위한 정부 과제가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선해양산업 핵심기술개발사업을 통해 1MW급 ‘힘센엔진’의 LPG 고압연료분사장치 기술개발을 완료해, 향후 국제기준이 적용된 친환경 LPG선박 보급이 가능하게 되었다.

해양수산부도 지난해부터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LPG 어선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16톤급 어장 양식장 관리선을 2025년까지 제작할 계획이다. 700마력 LPG 엔진을 탑재한 어선은 기존 디젤선박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 및 디젤 누출 시 해상오염 등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실증을 거쳐 2026년부터 보급될 계획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대한 건조 및 연료 공급 기준이 없어 선박 건조 및 운항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 LPG 선박 국제기준이 최종 승인됨에 따라 LPG 선박에 대한 국내 법규 마련도 탄력을 받게 됐다. 국제기준은 향후 국내 LPG 선박 건조 기준을 제정하는데 기초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해양대 최재혁 교수는 “국내 등록 선박 7만 여척 중 절반 이상이 선령 15년 이상의 노후 선박으로 친환경선으로 전환이 시급하다”며 “LPG 선박에 대한 국제기준이 발효됐으니 국내 법령과 제도도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우영민 책임연구원은 “국제 해운부문에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LPG 연료를 시작으로 향후 암모니아, 수소 등 선박연료 다변화의 기틀을 마련한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호중 대한LPG협회장은 “LPG 추진선이 대기환경 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조선업계 및 관련 부품업계의 발전을 주도하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는 공해를 지나는 모든 선박의 안전과 보안, 선박 운항에 따른 해양오염 방지 등에 관한 국제협약을 만들고, 이를 관장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이다. 1958년 3월 발효된 '국제해사기구에 관한 협약(CIMO)'에 따라 설립됐다.

또한 해사안전위원회(MSC, Maritime Safety Committee)는 총회, 이사회와 함께 IMO 설립 당시부터 활동해온 기관이다. 주로 선박의 설계·건조 등에 관한 국제적 기준을 마련하고 수로 정보, 항해일지, 해양 사고조사 및 해상 수색 및 구조 등에 관한 규칙을 제정함으로써 선박의 안전 확보를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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