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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99' 논문 저자들 내분 터졌다…"동의 없이 무단으로 등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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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알려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검증위원회를 발족하고 대응에 나섰다. 김현탁 박사 제공 유튜브 캡처

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알려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검증위원회를 발족하고 대응에 나섰다. 김현탁 박사 제공 유튜브 캡처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 논문을 둘러싸고 저자들 간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10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권영완 연구교수가 LK-99 관련 논문을 다른 저자 동의 없이 올렸다는 의혹과 관련한 제보를 접수하고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예비조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증절차에 따르면 위원회는 제보 접수 30일 내로 예비조사를 완료하고 6개월 내 본조사를 마무리해 연구부정행위를 판정한다.

앞서 권 교수는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지훈 연구소장 등 3명이 저자로 등재된 LK-99 관련 논문을 22일 논문 사전공개사이트 ‘아카이브’에 올렸다. 이어 2시간 20분 후 이 대표와 김 소장을 비롯해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등 6명이 참여한 논문이 뒤이어 올라왔다.

이에 대해 퀀텀에너지연구소와 김 교수 측은 권 교수가 다른 저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논문을 올렸다며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윌리엄앤드메리대 학보신문을 통해 “권 교수가 올린 논문은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내용과 동일하다”며 “이 학술지를 인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중 출판이자 자기표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17일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에게 6인의 저자로 이뤄진 논문을 19일 국제학술지 ‘미국물리학회(APL) 머티리얼스’와 아카이브에 제출하자고 요청했다. 김 교수는 권 교수의 기여도가 제한적이라 생각했으나, 이 대표는 권 교수를 저자 목록에 포함하고 싶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 교수가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다른 저자들이 제출에 동의하면서 권 교수 이름을 삭제하고 논문을 제출했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한편 LK-99와 관련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를 비롯해 다양한 기관에서 상온 초전도체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검증 결과를 내놓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도 지난 8일 '상온 초전도체 주장의 짧고 화려한 삶'이라는 논평을 냈다.

사이언스는 “한국 퀀텀에너지연구센터의 이석배 대표와 동료들의 주장이 뒷받침된다면 모든 분야의 기술에서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부 물리학자들은 매우 회의적이다. 논문을 두고 ‘아마추어’ 같다는 지적이나, 일부 데이터를 제시한 방식이 수상하다는 주장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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