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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무량판 아파트' 점검 누락에 격노…"LH, 존립 근거 있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LH 아파트 무량판 철근 누락 보강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LH 아파트 무량판 철근 누락 보강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무량판 아파트 10개 단지를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해 "작업 현황판조차 취합 안 되는 LH가 이러고도 존립 근거가 있느냐"며 거세게 질타했다.

원 장관은 이날 경기 화성 비봉지구 LH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단지를 취합할 때 빠진 게 있다면 자체적으로 시정할 기능을 갖고 있어야 했다"며 "자정 기능이 빠진 LH를 누가 신뢰하겠느냐"고 비판했다.

LH에 따르면 비봉지구 A-3BL 단지의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으나, 이 아파트는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졌다.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에 이어 안전점검 대상도 누락한 것이다.

비봉지구를 포함해 안전점검 대상에서 누락된 무량판 단지는 10곳으로 확인됐다. 점검에서 누락된 10개 단지 중 미착공 단지는 3곳(1141세대), 공사 중인 단지는 4곳(2534세대), 준공된 단지는 3곳(3492세대)이다. 분양주택 1871세대, 임대주택 5296세대로 총 7167세대다.

원 장관은 "화성비봉 LH 현장의 감리 실태를 보기 위해 방문하겠다고 하니 LH는 그때야 해당 단지에 무량판이 적용됐고 안전 점검 대상에서 빠졌다는 것을 이한준 사장에게 보고했다"며 "(LH 직원들이) 뭐에 씌어있어도 단단히 씌었다"고 했다.

원 장관은 "기득권에 씌었는지 안일한 업무 관행에 씌었는지 보겠지만, 어제오늘 행태를 보면 거짓말까지 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에게 무량판 적용 LH 단지가 안전점검에서 누락된 원인이 무엇인지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하고, 직을 걸고 인사 조처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LH는 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10개 단지에 대해 착공 이전인 단지는 구조설계가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공사 중인 단지는 추가 정밀안전진단을 하기로 했다. 철근 누락이 발견되면 입주민 협의를 거쳐 설계변경과 보수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LH 아파트 무량판 철근 누락 보강공사 현장에서 관계자가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LH 아파트 무량판 철근 누락 보강공사 현장에서 관계자가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LH는 지난 4월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모든 LH 아파트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91개 단지 점검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됐다고 발표했는데, 점검했어야 하는 단지가 91개 아닌 101개였다는 사실을 이날 뒤늦게 공개했다.

앞서 LH는 무량판 주거동을 전수조사할 때도 1개 단지를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LH는 2017년 이후 지하주차장에만 무량판 구조를 적용했으며,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가 활용된 단지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쓴 LH 아파트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LH는 세종에 장수명주택 시범사업으로 무량판과 벽식 구조를 혼합한 무량복합구조 아파트 1개동을 지었다. 2017년 공사를 시작해 2019년 준공한 만큼 조사 대상에 포함됐어야 하는 단지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주거동 LH 무량복합구조 단지도 민간 무량판 단지와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 안전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LH는 민간참여사업 방식을 적용한 41개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들 단지는 LH의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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