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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어증 걸린 한호열 '충격'…제대한 구교환, 'D.P. 시즌3' 띄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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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시즌2에서 배우 구교환(41)은 군무 이탈 체포조의 한호열 병장 역할을 맡았다. [사진 넷플릭스]

D.P. 시즌2에서 배우 구교환(41)은 군무 이탈 체포조의 한호열 병장 역할을 맡았다. [사진 넷플릭스]

밝고 유쾌한 모습의 드라마 속 인물이 실어증에 걸렸다. 2년 만에 돌아온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에서 병장 한호열(구교환)이 처음 등장하는 장소는 군 병원이다. 환자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 등을 보인 채 태블릿PC에 할 말을 적어가며 간호사와 대화한다.

천진·발랄하면서도 든든한 모습으로 주인공 안준호(정해인) 옆에서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선임 자리를 지키던 그였다. 그랬던 그가 시즌2에서 실어증에 걸린 모습은 낯설면서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구교환(41)은 “한호열이 왜 말을 하지 않을까에 집중했다. (시즌1의 사건을 고려했을 때) 자연스럽고 당연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전 시즌에서 주로 유쾌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한호열은 시즌2에서는 다소 어둡거나 생각에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넷플릭스]

이전 시즌에서 주로 유쾌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한호열은 시즌2에서는 다소 어둡거나 생각에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넷플릭스]

“보통 청년 ‘한호열’에 집중…배우=악기 같은 존재”

시즌1 말미, 부대 내 괴롭힘으로 고통받던 동료 조석봉(조현철)의 자살 기도를 목격한 한호열은 시즌2에선 트라우마를 겪으며 웃음기가 많이 사라졌다. 연출을 맡은 한준희 감독은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호열은 겉으로는 밝지만, 속으론 유약함을 숨기는 인물이다. 굉장히 힘든 일을 겪은 후 이 인물이 어떤 모습과 표정을 지을지 고민해야 했다”면서 "역할이 어두워졌고 힘든 순간들이 있어 구교환 씨가 연기하며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을 것"이라며 미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교환은 “보통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면서 “시즌1에선 안준호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서 도와줬다면, 시즌2에선 극적인 순간들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한호열도 보통 청년이구나, 매순간 노력하고 용기내고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감독과 일부 시청자의 우려와 달리 “감정적으로 아주 힘들거나 잠을 못 자거나 하진 않았다”고 했다. “시즌1과 같은 마음가짐이었다”면서 “배우는 시나리오를 표현하는 악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한준희 감독이 작곡한 대본의 소리를 잘 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설명했다.

구교환(좌)은 자신이 연기한 한호열에 대해 "안준호(정해인·우)를 둘러싼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사진 넷플릭스]

구교환(좌)은 자신이 연기한 한호열에 대해 "안준호(정해인·우)를 둘러싼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사진 넷플릭스]

배우와 악기를 동일시하는 연기관을 가진 그는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과의 앙상블(전체적인 조화)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시즌2 공개 후 전보다 줄어든 한호열의 분량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구교환은 망설임 없이 “아쉬운 점은 없다”고 말했다. “시즌2는 팀플레이였다.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그 분들의 모습들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했다. “분량은 역할 선택의 기준이 아니”라면서다.

구교환은 자신이 연기한 한호열이라는 인물의 '특수성' 때문에 시즌1의 위트있고 다소 판타지적인 모습과 시즌2의 보통 청년의 모습, 하나의 캐릭터에 두 면모가 공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D.P.'는 한호열이 안준호를 만난 이야기가 아니라 안준호가 한호열을 만나는 이야기”라면서 “한호열은 앞뒤의 서사가 궁금한 인물은 아닌 거 같아 여백으로 두는 인물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시즌3에서 한호열이 결혼정보회사 직원, 흥신소 사설탐정,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설정이어도 어색하지 않다. 그런 사람이 한호열인 것 같다”고 했다.

꾸준히 단편 영화 작업을 하는 중인 구교환은 향후 장편 영화 연출에 대한 욕심도 밝혔다. [사진 넷플릭스]

꾸준히 단편 영화 작업을 하는 중인 구교환은 향후 장편 영화 연출에 대한 욕심도 밝혔다. [사진 넷플릭스]

극 중 제대한 한호열을 떠나보낸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호열이 제대해서 아쉽다는 반응이 있는데, 저도 아쉽다”면서 “마지막 장면을 연기할 때 안준호, 함께한 스태프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인사하는 마음으로 사적인 감정을 많이 넣어서 연기했다”고 했다. 버스 터미널에서 한호열이 안준호에게 남기는 아련한 마지막 대사 ‘또 봐’는 그렇게 구교환의 감정을 담아 만들어졌다.

영화감독으로도 활동 중인 구교환은 꾸준히 단편영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향후) 연출 생각도 있다. 싱어송라이터 같은 느낌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면서 “지금은 배우가 재밌어서 두 가지를 같이 가져갈 순 없지만, 언젠가는 꼭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긴 호흡의 장편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그는 영화 '부활남', '왕을 찾아서', '탈주', '기생수' 등 다수의 차기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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