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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기초체력' 경상수지 두 달 연속 흑자…하반기 안갯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월 9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상·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뉴스1

지난 6월 9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상·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뉴스1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적자를 면하게 됐다. 당초 예상보단 양호한 성적표다. 다만 하반기에 국제유가 등 대외적으로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는 게 걱정이다.

8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4월(-7억9000만 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3000만 달러)에 이어 2개월째 흑자다. 다만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24억4000만 달러 흑자로, 작년 같은 기간(248억7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당초 한은 전망치인 16억달러 적자보단 양호한 수준이지만 지난 1월(-42억1000만 달러)과 2월(-5억2000만 달러)의 기록적인 적자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경상수지는 무역ㆍ서비스ㆍ소득 부문을 통틀어 얼마나 벌었거나(흑자) 잃었는지(적자)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 나라의 ‘실수입’을 보여주기 때문에 국가별 기초체력을 따질 때 중요한 잣대가 된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세부항목별로 국내 거주자와 해외 거주자의 상품 거래를 나타나내는 상품수지(39억8000만 달러)가 4월 이후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석유제품(통관 기준 -40.5%), 반도체(-28.0%), 화학공업 제품(-12.8%)을 중심으로 수출(541억40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 감소했는데, 수입(501억5000만달러)도 원자재(-18.5%) 중심으로 10.2% 줄어든 영향이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적자를 면했다. 다만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60.7% 급증해 호조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달(-5억9000만 달러)이나 직전 5월(-9억1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훨씬 커졌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12억8000만 달러로 1년 전(-6억5000만 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커진 영향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외국인 입국자 수가 계속 늘고 있지만 7월에 하계휴가 요인 때문에 해외 출국자 수가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서비스수지 적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 등으로부터 받는 배당이 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48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자회사가 거둬들인 이익을 국내 본사에 배당할 때 현지에서 세금을 내면 국내에서 또 과세하지 않아도 되도록 법인세를 개편한 덕분에 한국 기업의 ‘자본 유턴’이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7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서비스수지가 계속 적자를 나타내더라도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커서다. 상품수지와 연동되는 무역수지만 보더라도 7월 16억3000만 달러 흑자로, 6월(11억3000만 달러)보다 개선됐다. 다만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 흐름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7월 흑자 규모가 6월보다 더 클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은은 연간으론 240억 달러 흑자를 예상해왔다. 신 국장은 “어려운 대외 여건하에서도 상반기 경상수지가 1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지난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흑자 규모가 줄었지만, 당초 여러 경제기관에서 상반기 적자를 전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당초 우려보다는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제유가 동향,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회복 속도, 정보기술(IT) 경기 개선 시점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연간 전망치를 상회할지 예단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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