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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 불안’ 아이티 떠난 13명, SUV 1대 이동 중 사고로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일(현지시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갱단에 의해 살해당한 경찰관 에디 데리스카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갱단에 의해 살해당한 경찰관 에디 데리스카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여성·아동 납치 등 극심한 치안 불안에 대한 항의 시위가 한창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 주민 13명이 새로운 희망을 찾아 이웃나라로 불법 이주했다가 교통사고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16~18명이 한꺼번에 타고 몰래 이동하던 중이었다.

7일(현지시간) 도미니카공화국 언론 디아리오리브레와 리스틴디아리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0분경 도미니카공화국 북서쪽 발베르데주 에스페란사에 있는 페뉴엘라 지역에서 아이티 주민들이 탄 차량이 도로 옆 수로에 빠졌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사람 중 13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이 가운데 신생아를 포함해 미성년자도 2명 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7일(현지시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자기 방어의 상징으로 마체테(정글 칼)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자기 방어의 상징으로 마체테(정글 칼)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인근 주민은 수로에 빠진 차에서 3명을 구조했다. 현지 경찰은 “운전자가 사고 현장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원이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사망자들은 모두 아이티 출신으로, 대부분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이들이 아이티에서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불법 이주해 한밤중 어디론가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보고, 차량 소유주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투프랭스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과 맞서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투프랭스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과 맞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아이티는 최근 폭력 조직의 증가와 끝 모를 경제 위기로 혼란이 더 가중하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갱단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으며 몸값을 노린 납치, 무장 강도, 차량 탈취와 같은 폭력 범죄를 일삼고 있다. 이날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수천명이 얼굴을 가린 채 갱단 소탕과 안전한 일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수천명의 아이티인이 조국을 떠나 도미니카공화국 등으로 이주하고 있다. 아이티는 도미니카공화국과 국경을 맞대고 히스파니올라섬을 공유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투프랭스에서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을 피해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투프랭스에서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을 피해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서류 미비로 추방된 아이티 국적자가 17만1000명이라고 밝혔다. 불법 이주를 막기 위해 도미니카공화국은 양국 사이 약 392㎞의 국경 지대 곳곳에 장벽을 세우고 있다. 일부 완성된 장벽의 최대 높이는 3.9m 정도로, 도미니카공화국은 장벽에 동작 감지 센서와 카메라 등도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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