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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과 3분의 1이닝 2실점에 4타수 3안타… 경북고 8강행 이끈 전미르

중앙일보

입력

덕수고와의 16강전에서 역투하는 경북고 전미르. 김종호 기자

덕수고와의 16강전에서 역투하는 경북고 전미르. 김종호 기자

우승후보들의 대결다운 명승부였다. '이도류' 전미르(18)의 활약을 앞세운 경북고가 대통령배 8강에 올랐다.

경북고는 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16강전에서 덕수고를 4-3으로 이겼다. 대통령배 초대 챔피언이자 최다 우승팀(6회·1967·68·70·71·72·74년) 경북고는 4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청담고와의 8강전은 9일 오전 11시 열린다.

투타겸업을 하는 전미르의 활약이 눈부셨다. 전미르는 2회 2사부터 두 번째 투수로 나와 7과 3분의 1이닝 6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2실점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타자로서는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6일 덕수고와의 16강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경북고 벤치. 김종호 기자

6일 덕수고와의 16강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경북고 벤치. 김종호 기자

덕수고는 '미래의 에이스'로 꼽히는 2학년 좌완 정현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경북고가 가볍게 선제점을 올렸다. 1회초 1번 타자 김세훈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와 3루를 연이어 훔쳤다. 3번 타자 임종성이 우익수 뜬공으로 김세훈을 불러들였다. 덕수고는 2회 말 반격했다. 선두타자 문성현이 볼넷으로 나간 뒤 경북고 선발 김병준의 폭투 때 2루까지 진루했다.

그러자 경북고 이준호 감독은 빠르게 승부수를 던졌다. 투타겸업을 하는 전미르를 마운드에 올렸다. 4번 지명타자로 나섰던 전미르는 8번 타자 김재형을 상대했다. 힘이 좋은 김재형은 지난해 대통령배 2회전에서 충암고 윤영철(KIA 타이거즈)을 상대로 3점포를 터트린 바 있다. 김재형은 이번에도 빠른 공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전미르의 직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때렸다. 1-1 동점.

경북고와의 16강전에서 역투하는 덕수고 정현우. 김종호 기자

경북고와의 16강전에서 역투하는 덕수고 정현우. 김종호 기자

경북고는 3회 초 다시 달아났다. 박건우의 우전 안타와 김세훈의 우익수 방면 3루타로 한 점 앞서갔다. 1사 이후엔 임종성이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쳐 3-1을 만들었다.

덕수고는 6회 반격했다. 선두타자 이선우가 번트안타로 출루했고, 전미르의 견제 실책을 틈타 3루까지 갔다. 이선우가 우정안의 3루 땅볼 때 홈을 파고들다 아웃됐지만, 박준순의 안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유용재가 2사 2·3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 3-3 동점을 만들었다.

경북고는 8회 초 1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자 덕수고 정윤진 감독이 마운드에 올랐다. 92개를 던진 정현우를 내리고, 4번 지명타자 김태형을 투수로 올렸다. 김태형 역시 투타 모두 능한 선수다. 주말리그 청원고전에선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대통령배 1회전 원주고전에선 홈런 하나 포함 6타수 3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김태형은 '이도류' 대결에서 전미르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후 이승현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우혁과 풀카운트 싸움 끝에 삼진을 잡고, 2사 만루 위기를 탈출했다. 8회 말엔 반대 상황이 펼쳐졌다. 무사 1루에서 전미르가 김태형의 희생번트 시도를 막아낸 뒤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는 경북고 임종성. 김종호 기자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는 경북고 임종성. 김종호 기자

팽팽한 승부는 9회에 갈라졌다. 박관우가 2사 1·2루에서 중견수 앞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때려냈다. 천금같은 결승타.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전미르는 삼자범퇴로 막고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고교야구 한계 투구수인 105개에 2개 모자란 103개를 던져 승리를 이끌었다. 전미르는 8강전엔 등판할 수 없지만 준결승에는 나설 수 있다.

이준호 감독은 "힘든 경기일 거라 예상했다. 청룡기 우승 이후 선수들이 힘이 생긴 것 같다. 동점이 된 뒤 포기하지 않아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1점 싸움이라 생각해서 전미르를 빠르게 투입했다. 투구수 관리가 잘 돼서 다행이었다. 전미르에게 '공이 좋으니까 쉽게 승부하자'고 했는데 잘 던져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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